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정책을 해외 반도체 기업보다 낮은 ‘절반 환원’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기업은 잉여현금흐름을 기준으로 삼고,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은 초과현금을 기준으로 제시해 비교 대상의 분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연합뉴스는 23일 업계와 금융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잉여현금흐름 50% 환원 정책을 샌디스크·마이크론의 초과현금 100% 환원 방침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개념을 혼동한 해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3년간 발생하는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쓰고, 연간 약 9조8000억원의 정규배당을 지급하는 정책을 운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50% 이상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두 회사 정책의 공통점은 환원 비율과 적용 기간이 명시돼 있다는 점이다. 향후 실제 현금흐름이 확정되면 환원 재원을 계산할 수 있고, 이사회 결의와 공시를 거쳐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정해지는 구조다.
잉여현금흐름은 통상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 자본적 지출을 뺀 금액을 뜻한다. 재무제표에 별도 항목으로 항상 표시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금흐름표의 주요 항목을 바탕으로 산출할 수 있어 기준 확인이 비교적 쉽다.
초과현금은 회사가 투자, 영업, 재무 안정에 필요하다고 판단한 현금을 뺀 뒤 남는 금액이다. 필요현금을 얼마로 볼지는 회사 판단에 달려 있어 산식과 기준 시점이 잉여현금흐름보다 덜 표준화돼 있다.
이 차이 때문에 ‘잉여현금흐름 50%’와 ‘초과현금 100%’는 같은 선상에서 크기를 비교하기 어렵다. 초과현금 100%라는 표현이 커 보여도 필요현금의 범위가 넓어지면 실제 환원 가능한 금액은 줄어들 수 있다.
샌디스크(Sandisk)는 8월 13일 인베스터 데이 자료에서 2028~2030회계연도 재무 모델을 제시하며 사업 투자 이후 남는 초과현금 100%를 주주에게 환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같은 자료에서 조정 잉여현금흐름 마진은 약 50%로 제시했다.
다만 샌디스크는 초과현금의 구체적 산출식을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환원 비율은 제시됐지만 실제 환원 규모는 향후 투자 계획과 필요현금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마이크론(Micron)도 6월 24일 2026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와 콘퍼런스콜에서 2026년 12월 9일부터 자본환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초과현금 100%를 주주에게 돌려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 역시 초과현금의 산정 방식과 실제 환원 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런 초과현금 기반 환원 정책을 높은 비율의 선언으로 보되, 실제 금액은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내 투자자에게 중요한 대목은 명목상 비율보다 산식의 확인 가능성이다. 잉여현금흐름 기반 정책은 일정 기간과 비율이 정해져 있어 향후 현금흐름이 확정되면 환원 재원을 계산하기 쉽다.
반면 초과현금 기반 정책은 회사가 필요현금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환원 규모가 달라진다. 같은 100%라는 숫자라도 기준 금액이 작아지면 실제 주주에게 돌아가는 금액은 제한될 수 있다.
본지는 앞서 삼성전자가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의 남은 규모와 시행 방안을 2027년 1월 말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추가 주주환원 규모가 증권사 추정치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제 환원 규모는 각사 잉여현금흐름 산정 결과와 이사회 결의, 공시를 거쳐 구체화된다. 삼성전자는 2027년 1월 말 남은 주주환원 규모와 시행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