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러시아 섀도 플릿 유조선 SMYRTOS를 차단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보복 가능성을 경고했다. 해상 제재 집행이 러시아 원유 수출 압박을 넘어 에너지 운송과 선박 보험, 안보 리스크로 번지는 흐름이다.
영국 정부는 6월 14일 영국군이 영국 해협에서 제재 대상 유조선 SMYRTOS에 승선해 차단 작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를 영국 주도 첫 유사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작전은 약 6시간 동안 진행됐다. 영국 해병대 특공대와 국가범죄청, 항공기와 함정이 동원됐고 선박은 이후 영국 남부 해안 인근 정박지로 옮겨져 환경·안전 상태 감시를 받았다.
영국 의회 답변은 6월 19일 이번 조치의 근거로 Policing and Crime Act 2017, Russia (Sanctions) (EU Exit) Regulations 2019, 유엔해양법협약 110조를 제시했다. 영국은 제재 대상 선박이 영국 해역을 통과할 때 군과 법집행기관이 승선·차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AP는 푸틴 대통령이 8월 12일 태평양 해군 훈련 현장에서 서방의 러시아 관련 상선 나포를 "해적 행위"로 규정하고 맞대응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응 해역이 선박 나포 장소에 한정되지 않을 수 있으며 태평양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태평양함대도 비우호국 상선에 대한 점검과 억류 준비를 거론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Dmitry Medvedev)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대칭적 접근을 언급했다. 러시아의 발언은 영국 해협에서 벌어진 제재 집행을 더 넓은 해상 갈등으로 끌고 가겠다는 압박으로 읽힌다.
섀도 플릿은 러시아가 서방의 원유 가격상한제와 제재를 우회하는 데 활용해 온 선박망을 뜻한다. 영국 하원 도서관은 이 선박들을 노후하고 소유 구조가 불분명하며 보험이 없거나 취약한 경우가 많은 선박으로 설명했다.
이 구조에서는 선주, 화주, 보험사, 항만 운영사가 모두 제재 대상 여부와 운항 위험을 따져야 한다. 해상 압류와 보복 조치가 에너지 운송과 보험, 항만 이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관련 업계가 주시하는 대목이다.
영국은 3월 25일 제재 대상 선박이 영국 해역을 통과할 때 승선·차단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 이어 6월 16일에는 러시아 섀도 플릿, 군수 조달망, 불법 금융망을 겨냥한 70건의 추가 제재를 발표했다.
영국 정부는 러시아 섀도 플릿 선박 500척 이상을 이미 제재했다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2025년 석유·가스 수입이 전년 대비 24% 줄었다고 설명했다.
해상 긴장은 실무 현장에서도 높아졌다. 가디언은 영국 해군이 7월 러시아 선박 감시에 21일을 썼고, 감시 활동이 전년 대비 25% 늘었다고 전했다.
영국 해군은 러시아 호위함과 섀도 플릿 탱커 호위 움직임을 추적했다. 영국 해운업계도 러시아의 맞대응 가능성을 의식해 선박 운항 위험 평가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이번 사안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등 위험자산 가격의 직접 재료라기보다 지정학적 위험 확대 사안에 가깝다. 에너지 수송과 해상 보험 비용, 제재 집행 강도가 함께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실제 조치를 어느 해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취할지는 공개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 확인된 일정상 영국은 기존 제재와 차단 권한을 유지하고, 러시아는 태평양을 포함한 해상 대응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