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은 세금으로 비트코인을 대량 매입하는 정책이 아니라, 정부가 이미 압수·몰수한 비트코인을 국가 자산으로 보관하는 체계에 가깝다. 추가 매입의 시점과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3월 6일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과 미국 디지털자산 비축을 설치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행정명령은 재무부가 형사·민사 자산몰수 절차를 통해 최종 귀속된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으로 이전하도록 했다.
비축에 편입된 비트코인은 원칙적으로 매각하지 않고 미국 정부의 준비자산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행정명령의 핵심은 신규 수요를 만드는 시장 매입보다 기존 정부 보유분의 관리 방식에 있었다.
행정명령에는 미국 정부가 공개시장에서 비트코인을 직접 사라는 지시가 담기지 않았다. 재무부와 상무부가 추가 비트코인 확보 전략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지만, 납세자에게 추가 비용을 부과하지 않는 '예산 중립' 조건을 달았다.
따라서 행정명령만으로 정부의 공개시장 매입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은 아니다. 다만 행정명령에는 공개시장 매입의 구체적 재원과 집행 절차가 담기지 않았으며, 실제 매입 여부는 후속 전략이나 별도 입법에 달려 있다.
미국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의 공식 규모도 행정명령에 제시되지 않았다. 민간 집계업체 BitcoinTreasuries는 미국 정부 보유량을 32만8372 BTC로 집계하고 있지만, 이는 정부가 직접 발표한 감사 결과가 아니다. BitcoinTreasuries 집계는 기관별 이전 완료 여부까지 공식적으로 확정한 자료는 아니다.
행정명령은 각 연방기관이 보유 중인 디지털자산과 보관 계정 등을 재무부와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시장 실무그룹에 보고하도록 했다. 서명 후 30일 안에 보유 자산 정보를 제출하도록 한 조항이다.
이 절차는 각 기관에 흩어진 압수·몰수 자산을 한 체계 안에서 파악하려는 조치다. 다만 보고 대상 자산의 총량이 곧바로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으로 이전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추가 매입을 법률로 뒷받침하려는 논의도 별도로 진행됐다. 미국 하원에 제출된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 법안(ARMA, H.R.8957)은 연방정부의 비트코인 보유를 관리하고 미 연방준비제도 자원을 활용해 비용을 상쇄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출판국 자료에서 ARMA의 법안 상태는 하원 제출(IH) 단계로 표시돼 있다. 법률로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시장에서는 행정명령 발표 직후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직접 매입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 확정된 내용은 기존 압수 자산의 보관과 예산 중립 방식의 추가 확보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는 수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비트코인이 미국에 이롭고 달러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을 두고 미국에 이롭고 달러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준다고 말했다는 발언은 비축 정책의 정치적 배경으로 거론됐지만, 행정명령에 직접 매입 계획이 포함됐다는 뜻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비트코인 대량 비축 논의를 언급했다는 과거 보도도 있었다. 발언이 실제 매입 프로그램으로 이어지는 구체적 절차까지 제시된 것은 아니었다.
결국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은 미국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국가 차원의 자산으로 관리하는 제도적 틀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반면 세금이나 공공자금으로 시장에서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정책은 행정명령만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미국 정부의 추가 매입 여부는 예산 중립 방식의 후속 전략이나 의회의 별도 입법에 달려 있다. ARMA의 향후 심사와 정부의 추가 확보 전략이 다음 절차로 남아 있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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