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한때 중단됐던 우체국의 금융과 우편 서비스가 점차 복구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현장 점검과 서비스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9월 29일 배경훈 장관이 서울 광화문 우체국을 방문해 금융과 우편 창구를 직접 확인하고,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배 장관은 이번 화재로 인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특히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같은 날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세종시 소재 우정사업본부에서 복구 점검 회의를 주재했다. 류 차관은 전산 시스템에서 추가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한 모니터링을 요청하고,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서비스에 대해선 전담 대응팀을 구성해 차질 없는 복구를 추진할 것을 지시했다. 여기에는 우체국 쇼핑, 전자 내용증명, 미국행 국제우편(EMS) 등이 포함된다.

이번 사태는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에서 발생한 화재가 원인이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주요 정보시스템을 운영·관리하는 핵심 인프라로, 이곳의 장애는 곧바로 전국적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부 우체국 창구에서는 당일 오전까지도 정상 처리되지 않는 업무가 있다는 안내문이 게시되기도 했다.

복구 작업은 현재까지 상당 부분 진전된 상태다. 금융 및 보험 관련 서비스는 전날인 9월 28일 오후 9시부터, 우편 업무는 29일 오전 9시부터 단계적으로 재개됐다. 다만 미국행 EMS, 우체국 쇼핑, 전자내용증명 서비스는 아직 정상 작동하지 않으며, 착불소포, 안심소포, 신선식품 배송, 수입인지 판매, 알뜰폰 가입 같은 일부 수탁사업은 이용이 불가능하다.

이 같은 흐름은 공공정보 인프라의 취약성과 사이버 위기 대응 체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한다. 추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백업 체계 강화, 분산형 서버 운영, 긴급 복구 프로토콜 고도화 등 정부 차원의 정보기술 인프라 보강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