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임직원들이 감정평가를 조작하고 각종 서류를 위조해 총 115억 원 규모의 부정 대출을 실행한 사건과 관련해 주요 피고인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1부(재판장 김송현)는 12월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광주 지역 축협 지점장 A씨(55세)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천만 원을 선고했다. 또한, 위조된 대출을 통해 개인적으로 취한 금액에 대해서는 1천588만 원의 추징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같은 축협의 부지점장(44세) 역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천900만 원을 받았다.

이들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매계약서, 통장 거래내역 등 증빙서류를 위조해 실제보다 높게 산정된 감정가를 근거로 금융기관의 대출 승인을 이끌어냈다. 감정평가사들과도 공모해 허위 감정서를 작성했으며, 해당 대출이 실행되도록 구조화하는 과정엔 대출 브로커가 개입해 수수료를 챙겼다. 이처럼 위장된 거래 구조를 통해 총 115억 원대의 자금이 부당하게 대출됐으며, 관련 서류가 정상적으로 보이도록 꾸며졌다는 점에서 범죄 수법은 치밀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축협 외에도 광주 소재의 저축은행이 연루된 정황이 밝혀졌다. 은행장과 대출 브로커를 중심으로 한 조직적 협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들은 별개의 재판에서도 기소되어 수사를 받고 있다. 이번 판결에서는 저축은행 측 공범 6명에게도 각각 징역 6개월에서 3년 사이의 형에 집행유예 2년에서 5년이 함께 선고됐다.

재판부는 “범행 규모가 크고 계획적인 수법으로 이루어진 점에서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대출금 대부분이 변제되었거나 변제되고 있는 상태이며, 피해 금융기관들도 처벌 의사를 강하게 나타내지 않았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이 사건은 광주 지역 저축은행의 내부 비위 수사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드러난 금융부정 사례로, 금융기관의 대출 심사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하게 운용되고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향후 금융당국의 감시 강화와 은행 내부 통제 시스템의 전면적인 재점검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제2금융권에서의 대출 비리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구조적 보완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