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Epic Games)가 애플(AAPL)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에서 또 한 번 법적 승리를 거뒀다. 미 연방법원이 애플이 지난 2021년 판결에서 명령받은 조처를 고의로 위반했다고 판단하면서, 양사 간의 오랜 분쟁에 새로운 분수령이 됐다.
이번 판결은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이본 곤살레스 로저스 판사가 내린 것으로, 그녀는 애플이 “자사의 반경쟁적 행태와 과도한 수수료 체계를 금지한 법원의 금지명령을 반복해 위반했다”며 애플이 의도적으로 경쟁 방해를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애플이 금지명령을 위반해 소비자와 개발자에게 불공정한 추가 장벽을 조성하고 자사 수익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이해할 수 없는 형식으로 대응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에픽게임즈의 창업자이자 CEO인 팀 스위니(Tim Sweeney)는 이번 판결 직후 SNS를 통해 “웹 결제 수수료는 이제 없다. ‘애플 세금’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위니는 또 “애플의 15~30% 수수료는 이제 유럽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불법”이라며 반독점 법의 적용 효과를 강조했다. 에픽은 소송을 시작한 뒤 4년 넘게 포트나이트(Fortnite)의 앱스토어 복귀를 거부당해 왔으나, 이번 판결을 계기로 “다음 주 미국 앱스토어에 포트나이트를 다시 올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로저스 판사는 2021년 판결에서 애플이 앱 외부 결제로 유도하는 방법을 제한할 수 없다고 명시했지만, 이후 애플은 외부 결제 페이지로 연결되는 행동에 대해 27%의 수수료를 부과하며 새로운 장벽을 세웠다. 특히 구매 유도 링크를 클릭한 뒤 7일 내에도 수수료를 요구하는 등 사실상 이전보다 더 까다로운 구조를 도입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애플은 또한 개발자와 사용자가 직접적인 결제 정보를 주고받지 못하도록 ‘경고 화면’, ‘정적 URL’, ‘일반적인 안내문’ 등으로 접근성을 낮추는 방식으로 고객 이탈을 방지하려 했다.
에픽게임즈는 이번 판결을 바탕으로 애플에 전면적인 화해 조치를 제안했다. 스위니는 “애플이 동일한 무수수료 결제 방식을 전 세계에 적용한다면, 우리는 모든 소송을 중단하고 전 세계에서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 복귀시키겠다”고 밝혔다. 향후 애플의 대응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글로벌 앱마켓 수수료 체계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까지 애플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이번 판결에 대한 항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법원이 반복적이고 의도적인 위반 행위에 대해 강도 높게 질타한 만큼, 이번 결과는 글로벌 테크 업계와 플랫폼 수수료 공방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