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병원에 가는 것보다 무서워하는 날은 드물다. 약 먹이기, 코막힘 뚫기 같은 일상도 부모에겐 스트레스가 된다. 여기에 착안해 두 자매가 ‘놀이’를 활용한 소아 진료 혁신 모델을 들고 나섰다. 수상 경력의 장난감 디자이너 시드니 와이즈먼과 소아과 전문의 케이틀린 와이즈먼은 ‘플레이하우스 MD(Playhouse MD)’를 공동 창업하며, 소아 의료에 ‘상상력’이라는 처방을 추가했다.
플레이하우스 MD는 아픈 아이들을 위한 의료 도구에 친숙한 캐릭터와 이야기 기반의 놀이 요소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제품을 아기자기하게 꾸민 수준을 넘어서, 의사들이 직접 설계한 기기와 놀이 촉진 가이드를 제품마다 추가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의료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르왈, 코끼리, 나비 등 캐릭터를 중심으로 구성된 각 제품은 의료 상황을 이야기로 풀어내며, 어린이가 협조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창업자이자 최고 의료 책임자인 케이틀린 와이즈먼은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의사로서 부모가 겪는 소아 진료의 어려움을 잘 안다”며 “의료 장비의 과학을 바꾸는 것이 아닌, 경험 자체를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장난감을 만들던 언니 시드니 와이즈먼도 “상상의 힘은 아이에게 가장 큰 자산”이라며 “플레이를 통해 건강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들의 비전에 공감한 업계 전문가들도 투자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해즈브로(Hasbro) 전 회장이자 유명 투자자인 앨런 해센펠드는 “놀이를 통한 학습과 성장의 철학이 플레이하우스 MD에도 깃들어 있다”며 “두려움을 줄이고 신뢰와 자신감을 쌓는 이 접근은 아이들의 정서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플레이하우스 MD는 자사 웹사이트와 함께 아마존, 베이비리스트(Babylist), 타깃(Target) 등 대형 유통 채널을 통해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대표 제품으로는 전동 흡입 기능이 가능한 코끼리 캐릭터 코삽기 ‘엘리펀트 라이트 업’(20달러 약 2만 8,800원), 빨대형 약 분배기가 달린 ‘털털이 나비’ 혹은 ‘로켓 라일리’ 약주입기(17달러 약 2만 4,500원) 등이 있다. 제품은 모두 신생아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플레이하우스 MD의 미션은 명확하다. 힘겨운 진료 시간을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놀이시간’처럼 인식시키는 것이다. 의료를 덜 두렵게, 경험을 더 즐겁게 만들겠다는 그들의 비전이 앞으로 어떻게 확장될지 게임 기반 헬스케어 시장의 새로운 이정표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