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파스트, 가상 제작의 메카로… ‘스튜디오 울스터’ 공식 출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세계 최고 수준의 가상 제작(Virtual Production) 센터가 공식 출범했다. '스튜디오 울스터(Studio Ulster)'는 총 9,650만 달러(약 1,389억 원) 규모의 민관 합작 투자를 통해 건립됐으며, 영화, TV, 게임,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산업 전반에 걸쳐 실시간 기반 콘텐츠 제작 기술을 지원하는 최신 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울스터 대학교와 벨파스트 항만청, 북아일랜드 스크린이 공동으로 개발한 스튜디오 울스터는 총면적 7만5,000평방피트(약 7,000㎡)에 달하며, 최신 모션 캡처, 볼류메트릭 캡처, LED 볼륨 월, 인카메라 VFX 등 첨단 기술을 통합한 생산 파이프라인을 갖췄다. 특히 대형 영화 및 AAA급 게임 제작 등 스케일에 상관없이 모든 콘텐츠 제작 수요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벨파스트 지역 도시 협약(Belfast Region City Deal)을 통해 민간과 공공이 함께 투자한 사례로, 영국 전역에서 가상 제작 기술을 선도할 다섯 개 연구소 중 하나인 '코스타(CoSTAR) 스크린 랩'도 함께 입주해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영국 아트&휴머니티 연구위원회(AHRC)로부터 약 7,560만 파운드(약 1,090억 원), 민간 기업으로부터 약 6,300만 파운드(약 906억 원)를 추가로 확보해 가상 제작 연구 및 교육의 허브로도 기능한다.

스튜디오 울스터는 단순한 방송 제작 스튜디오가 아니라, 영국과 아일랜드 지역 전체의 창작 역량을 끌어올릴 차세대 콘텐츠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지 제작 인프라 강화와 함께 영국 정부가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 세액공제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해지는 흐름과 맞물려, 북아일랜드가 고급 영상 콘텐츠 산업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장을 소개한 울스터 대학교 바솔로뮤 총장은 “스튜디오 울스터는 단순한 시설을 넘어, 미래 창작자들의 론칭 플랫폼”이라며 “이 시설이 지역의 고용과 수출 증대에 기여하고, 북아일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핵심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튜디오를 총괄하는 CEO이자 BFI 이사인 디클랜 키니 교수는 “벨파스트가 타이타닉을 만들었던 조선소의 정신을 미래 스토리텔링 기술에 그대로 녹여냈다”며 “이제는 LED 스테이지에서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낸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은 단순한 스튜디오가 아닌, 세계 어디에도 없는 창작의 허브”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의 시각효과 책임자인 로라 리빙스톤 역시 “스튜디오 울스터는 혁신의 허브이자, 비전 있는 창작자와 지역사회, 그리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잇는 다리”라며 이 시설이 콘텐츠 제작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가상 제작 기술이 기존 영상 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면서, 물리적 세트와 장거리 로케이션 없이도 창작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이고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 현실을 반영하듯, 북아일랜드는 새로운 글로벌 제작 중심지로 급부상 중이다. 이번 스튜디오 울스터의 출범은 그 핵심 전환점을 상징하는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