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과 손잡은 콘텍스트, 클라우드 없는 AI 업무 자동화 출격

기업용 AI 자동화 시장에 새로운 돌풍이 일고 있다. 스타트업 콘텍스트(Context)는 퀄컴(QCOM)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사용자의 개인 디바이스에서 직접 실행되는 AI 기반 '오토파일럿(Autopilot)'을 공식 출시했다. 클라우드 의존도 없이도 수천 개의 AI 에이전트를 동시에 작동시켜 정보 수집, 분석, 리포트 자동 생성까지 가능한 이 플랫폼은, 기존의 일반적인 생산성 툴을 대체할 차세대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콘텍스트의 AI 오토파일럿은 퀄컴 칩셋에 내장된 NPU(신경망처리장치)에서 직접 구동되며, 단순한 응답형 챗봇을 넘어 자율적으로 업무 전반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정보를 수집하고, 오류 여부를 검증한 뒤, 시각화 자료와 보고서까지 자동 생성하는 방식이다. 특히 철저한 데이터 프라이버시 준수 요구가 강한 기업 및 정부 고객을 겨냥해 로컬 디바이스에서 작동하는 구조로 설계된 점이 차별화 요소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콘텍스트는 자사의 AI 에이전트를 퀄컴 스냅드래곤 디바이스에 최적화함으로써,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에서도 클라우드 없이 고성능 AI 연산을 가능케 했다고 설명했다. 콘텍스트의 조셉 세므라이 최고경영자(CEO)는 "모든 지식 노동자가 매주 수십 시간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며, "콘텍스트는 인간과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간의 간극을 좁히고, 실전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AI 워크포스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콘텍스트는 스스로를 AI 전문 플랫폼 마너스(Manus)의 서구권 버전으로 정의하고 있다. 마너스는 지난 3월 중국에서 출시돼, 부동산 조사부터 웹 개발까지 복잡한 업무를 거의 자동화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서비스다. 콘텍스트 역시 마너스처럼 사용자의 요청을 여러 과제로 분해하고, 각 과제를 개별 AI 에이전트에 분산시켜 병렬로 해결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구체적으로는 기업 검색, 코드 해석, 문서 및 프레젠테이션 자동 생성, 정교한 답변 제공 엔진 등을 포함한 다양한 AI 도구가 탑재됐다. 예컨대 시장 조사, 고객 프레젠테이션, 경쟁 분석, 재무 모델링, 계약서 검토 및 규제 감사를 비롯해 고도화된 기업 활동 전반을 자동화할 수 있다. 특히 AI 에이전트들이 스스로 제3자 데이터를 검색하고 분석하며, 정확성을 입증하는 검증 과정까지 포함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번 출시 직후 콘텍스트는 약 1100만 달러(약 158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 유치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투자 라운드는 럭스 캐피털이 주도했으며, 제너럴 캐털리스트와 퀄컴 벤처스도 참여했다. 이는 콘텍스트의 기업용 AI 자동화 솔루션에 대한 시장 수요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점을 방증한다.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는 이번 협력에 대해 “생산성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라고 평가하며, 콘텍스트가 제공하는 경험을 ‘에이전틱(experience powered by agents)’의 대표 사례로 꼽았다.

AI 기반 생산성 도구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콘텍스트와 퀄컴의 이례적인 조합은 클라우드 의존도를 줄이고 보안 문제를 피하려는 기업에 강력한 대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가 향후 지식노동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