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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직원 3분의 1 감원…CEO 립부탄 '극약 처방'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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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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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10만 명 이상 직원 중 약 31%를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부진한 실적과 과잉 투자 속 CEO 립부탄의 첫 경영 쇄신 조치로 해석된다.

 인텔, 직원 3분의 1 감원…CEO 립부탄 '극약 처방' 나섰다 / TokenPost.ai

인텔, 직원 3분의 1 감원…CEO 립부탄 '극약 처방' 나섰다 / TokenPost.ai

인텔(INTC)이 올해 말까지 전체 인력의 약 3분의 1을 줄이겠다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조직을 더 빠르고 민첩하며 수평적으로 만들겠다는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회사의 부진한 실적과 누적된 적자를 개선하기 위한 극약 처방으로 풀이된다.

24일(현지시간) 인텔은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구조조정 계획을 공식화하며, 연말까지 인력 규모를 현재 약 10만 8,900명에서 7만 5,0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감축은 해고와 자연감소를 병행해 진행될 예정으로, 이는 약 31%에 달하는 인원 감축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 3월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 립부탄(Lip-Bu Tan) CEO의 첫 대규모 경영 실행으로, 전임 CEO 팻 겔싱어가 추진하던 투자 확대 전략과 결별하는 셈이다.

회사의 경영 쇄신은 실적 부진 속에서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2분기 인텔은 일부 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손익이 10센트 손실로, 시장 예상치인 4센트 이익을 크게 밑돌았다. 매출은 128억 6,000만 달러(약 18조 5,000억 원)로 전년 동기 수준을 유지했지만, 29억 달러(약 4조 1,7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폭이 두 배 가까이 커졌다.

이날 함께 발표된 립부탄 CEO의 구조조정안에는 인건비 절감 외에도 기반시설 통폐합 계획이 포함돼 있다. 독일과 폴란드에 계획된 반도체 공장 건설이 전면 취소됐으며, 코스타리카의 조립 및 테스트 시설은 말레이시아와 베트남에 통합된다.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추진 중이던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 역시 속도를 늦추기로 했다. 립부탄 CEO는 "수요 대비 과도한 투자가 이뤄졌고, 이로 인해 팹 구조가 과잉되고 분산됐다"고 설명하며, 이번 조치들이 연간 운영비를 2026년까지 160억 달러(약 23조 원) 수준으로 낮추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대규모 후퇴는 인텔이 최근 10여 년간 겪은 전략 실패를 반영한다. 인텔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 산업과 이후 인공지능(AI) 전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면서, 주요 경쟁사와 시장 점유율 격차가 점차 벌어졌다.

이번 인력 감축 발표는 사실상 복수 차례 구조조정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해 여름 팻 겔싱어 전 CEO 재임 당시에도 구조조정 계획이 진행돼 1만 5,000명의 인원 감축이 단행된 바 있다. 당시에는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삼았다.

한편, 인텔은 향후 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통해 주가 방어에 나섰다. 3분기 예상 매출은 중간 전망치 기준 131억 달러(약 18조 8,000억 원)로 시장 기대치인 126억 5,000만 달러를 상회했고, 희석 주당순익은 손익분기점을 예고해 비교적 긍정적인 신호를 던졌다.

감원 소식이 전해지자 인텔 주가는 장중 한때 3% 가량 상승했지만, 이후 반락해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하락 마감했다. 다만 올해 들어 연초 대비 12% 이상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립부탄 CEO의 전면 쇄신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는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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