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로알토네트웍스(PANW)가 이스라엘의 사이버 보안 기업 사이버아크(CYBR)를 인수하기 위해 200억 달러(약 28조 8,000억 원) 규모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지시간 29일 양사 간 논의가 막바지에 이르렀으며 이르면 이번 주 안에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사이버아크의 시가총액은 인수 보도 전 기준으로 약 200억 달러였으며, 최근 분기 43%에 달하는 매출 성장세를 감안하면 최종 인수가격은 이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사이버아크 주가는 13% 이상 급등한 반면, 파로알토네트웍스는 5.2%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사이버아크는 전 세계 8,500여 개 기업에 인증·접근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직장 내 애플리케이션 로그인 방식 개선, 다중 인증 도입, 관리자 권한 보호 등 주요 보안 분야에 특화된 솔루션들이 강점이다. 관리자의 인증 정보 보호에 있어서는 별도의 격리 환경에 비밀번호를 저장하고, 이력 추적 기능까지 제공한다.
회사는 내부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외부 웹사이트와의 안전한 연결도 지원한다. 악성 쿠키 수집이나 파일 업로드 시도를 차단하는 전용 브라우저,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 기능 등이 그 예다.
한편 파로알토네트웍스도 접근 제어 시장에 적극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엔 '프리즈마 액세스'라는 툴을 통해 직원 단말기와 회사 애플리케이션 간 보안 연결 기능을 도입했으며, 클라우드와 산업 장비까지 아우르는 방화벽과 위협 탐지 솔루션도 다수 운영 중이다.
사이버아크 인수는 파로알토네트웍스의 접근 제어 역량 강화는 물론, 암호 키 관리 분야까지 포괄하게 될 전망이다. 사이버아크는 앞서 15억 4,000만 달러(약 2조 2,200억 원)에 암호 기술 기업 베나피(Venafi)를 인수했으며, 이로 인해 공개키 기반의 서명 검증, 앱 무결성 검증 등이 가능한 암호화 도구를 확보했다.
현재 두 기업의 매출 규모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성장 속도는 상반된다. 사이버아크는 지난 분기 43% 증가한 2억 2,160만 달러(약 3,190억 원)의 실적을 기록한 반면, 파로알토네트웍스는 같은 기간 15% 성장에 머무르며 23억 달러(약 3조 3,120억 원)를 기록했다.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파로알토네트웍스가 지금까지 진행한 20건 이상의 M&A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최대 보안 기업 인수는 구글(GOOGL)의 클라우드 보안 기업 위즈(Wiz) 인수로, 320억 달러(약 46조 원) 규모의 거래가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