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무기화·제로데이 급증…2025년 사이버전 전면전 돌입

2025년 사이버 보안 위협의 양상이 더욱 정교하고 조직화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가운데, 컴플라이언스 자동화 솔루션 업체 시큐어프레임(Secureframe)이 발표한 최신 보고서가 업계의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반 공격, 제로데이 취약점, 그리고 국제적인 사이버 범죄 조직이 올해 상반기 가장 심각한 보안 위협으로 부상했다.

이번 보고서는 총 8가지 주요 위협 벡터를 제시하며, 특히 조직 전반에 걸쳐 파급력 있는 공격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 랜섬웨어, 피싱, 내부자 위험, 자격 증명 탈취 등의 전통적인 공격 방식은 여전히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산업 시설을 겨냥한 랜섬웨어 공격은 올해 1분기에만 4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국의 158년 전통 물류회사 KNP 로지스틱스는 단 한 건의 비밀번호 유출로 전산망이 마비돼 파산에 이른 대표 사례로 언급됐다.

AI 기술이 무기화되는 속도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생성형 AI는 정교한 피싱 이메일, 딥페이크 영상, 탐지 회피형 악성코드 제작에 사용되며, 악성코드의 다형성(polymorphic) 적용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사이버 범죄자들은 AI를 활용해 탐지 우회를 노리는 신종 수법을 대규모로 동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대응 전략이 요구된다.

공급망 보안 문제 역시 올해 특히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5월 발생한 공급업체 침투 사건을 예로 들며, 인사관리 소프트웨어 SAP 서세스팩터(SuccessFactors)를 이용한 공격이 헬스케어, 건설, 소비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피해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제로데이 취약점과 패치되지 않은 시스템을 악용하는 공격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셰어포인트 서버에서는 CVE-2025-53770으로 명명된 취약점이 패치 이전에 실질적인 악용 사례로 이어졌으며, 이른바 ‘툴셸(ToolShell)’로 불리는 이 공격은 인증 없이 원격 코드 실행이 가능해 특히 위험한 보안 결함으로 꼽힌다.

국가 차원의 사이버 공격 역시 더욱 치밀해지고 있다. 이른바 APT(Advanced Persistent Threat) 그룹으로 알려진 조직들은 파일 없는 악성코드(fileless malware), 자격 증명 수집 등 정교한 수법을 동원해 방위, 에너지, 통신 산업 등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 특히 APT33, APT39 등은 글로벌 수준에서 활동을 확장하며 그 위협 수준을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시큐어프레임은 미 국가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사이버보안 프레임워크 버전 2.0 및 국제정보보안표준 ISO/IEC 27001에 기반한 10단계 대응 로드맵도 제시했다. 여기에는 다단계 인증(MFA) 적용, 공급업체 리스크 평가 강화, 침해 시뮬레이션 훈련 실시 등의 권고 사항이 포함돼 있다. 아울러,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제로트러스트(Zero Trust) 모델 도입, AI 기반 이상 탐지 시스템의 활용 등 대응력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방향성도 제안했다.

이번 보고서는 단기간의 보안 점검을 넘어서 지속가능한 방어 체계를 구축하라는 업계 전반의 전환점임을 상기시킨다. 특히 AI를 중심으로 기술이 빠르게 무기화되는 시대에서, 단순한 '예방'이 아닌 선제적이고 지능적인 '적응형 방어 전략' 마련이 기업 생존을 좌우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