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보안 기업 포티넷(FTNT)의 주가가 실적 발표 후 장외 거래에서 16% 넘게 급락하며 시장의 우려를 반영했다. 2분기 실적 자체는 무난했지만, 신중한 향후 가이던스가 성장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포티넷은 6월 30일 마감된 분기 동안 조정 주당순이익(EPS) 64센트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으며, 매출은 16억 3000만 달러(약 2조 3,500억 원)로 14% 증가했다. 이익은 시장 예상치 59센트를 상회했으나, 매출은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분기 청구액은 17억 8000만 달러(약 2조 5,600억 원)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특히 보안 서비스형 엣지(SASE) 분야의 연간 반복 매출은 22% 증가했고, 보안운영(SecOps) 부문은 35% 성장하며 강세를 보였다.
포티넷은 이번 분기에 신규 서비스를 추가하며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인 포티클라우드를 강화했다. 새로 통합된 서비스로는 신원 및 접근 관리를 책임지는 '포티아이덴티티', 콘텐츠 저장과 협업을 지원하는 '포티드라이브', 사용자 및 기기 온보딩 기능을 제공하는 '포티커넥트'가 포함됐다. 이들 서비스는 모두 포티넷의 AI 기반 보안 생태계에 통합됐다.
기술 혁신 측면에서 포티넷은 분기 중 전 세계적으로 1400건 이상의 특허를 등록했으며, 이 중 500건 이상은 인공지능 관련 기술이다. 기업 성장의 또 다른 축으로 지목되는 것은 OT(운영기술)과 IT 간 융합이다. 포티넷은 산업 및 핵심 인프라 환경에서 자사 네트워크 보호 솔루션 채택이 확대되며 해당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제3자 평가에서도 OT/IT 융합 보안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켄 시에(Ken Xie) CEO는 "강력한 2분기 실적과 지속적인 성장 기록은 우리의 혁신과 고객 중심 전략 덕분"이라며 "분기 청구액에서 가이던스를 초과 달성했고, 연간 청구액 전망치도 상향 조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배포된 방화벽과 신세대 SASE 방화벽을 보유한 포티넷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3분기 가이던스에서 조정 EPS는 62~64센트, 매출은 16억 7000만 달러(약 2조 4,000억 원)에서 17억 3000만 달러(약 2조 4,900억 원)로 제시됐다. 이익 전망은 시장 예상치 61센트를 능가했지만, 매출 중간값은 컨센서스인 17억 1000만 달러보다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연간 가이던스는 조정 EPS 2.47~2.53달러, 매출 66억 7500만~68억 2500만 달러(약 9조 6,100억~9조 8,300억 원)로 전망했다. 이 역시 이익은 예상치 2.49달러와 비슷했지만, 매출은 보합권에 그쳤다.
전체적인 수치는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보여주고 있지만, 더 큰 성장세로의 가속화 조짐이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낙관적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세로 반응한 배경에는 '성장 둔화'에 대한 민감한 시장 반응이 깔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