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관리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일리스AI(EliseAI)가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 규모 시리즈 E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기업가치를 22억 달러(약 3조 1,70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투자 라운드는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가 주도했고, 베세머벤처파트너스, 사파이어벤처스, 나비타스캐피털도 참여했다.
일리스AI는 미국 내 전체 아파트 시장의 약 10%에서 자사 플랫폼이 사용되고 있다고 밝히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기준 연간 반복 매출(ARR)이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돌파한 것도 부동산 기업들로부터 수요가 집중된 덕분이다.
이 회사의 핵심 제품은 클라우드 기반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인 EliseCRM이다. 이를 중심으로 임대차 계약 이력, 입주민 정보, 유지관리 요청 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입주민이 제출한 수리 요청은 우선순위에 따라 정리되고, 기술자를 자동으로 배정한 뒤 전용 앱을 통해 수리 상태까지 관리된다.
또한 AI 기반 자동화 투어 솔루션 ‘AI-Guided Tours’는 부동산 중개인을 대체해 가상 가이드를 제공한다. 키 보관 위치 안내부터 퇴실 절차까지 자율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 인력 부재 시에도 안정적으로 투어가 가능하며, 방문자에게 후속 메시지를 보내는 등의 업무도 자동 처리된다.
일리스AI는 최근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22년부터 병의원 전용 플랫폼을 별도로 제공하고 있으며, 환자 예약, 복약 알림, 자주 묻는 질문 응답, 전자의무기록(EHR) 연동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수작업이 많았던 병원 접수 및 문서화 업무가 자동화되면서 효율성을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다.
민나 송(Minna Song) 최고경영자(CEO)는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이미 미국 최대 주택 공급 업체들의 의사소통, 운영, 정보 조율을 AI로 처리하고 있다”며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헬스케어 영역의 접근성과 인력 부족, 환자 커뮤니케이션 문제까지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투자금을 통해 일리스AI는 현재 인력을 세 배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엔지니어링 조직을 필두로 고객경험(CX), 사업 운영, 마케팅, 영업 인력 보강이 이뤄질 전망이다.
일리스AI의 이번 라운드 성사와 성장 전략은 부동산 및 헬스케어 분야에서 AI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