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계열사 30% 감축…AI·카카오톡 중심 재편 속도낸다

카카오가 그룹 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비핵심 계열사 정리를 본격화하면서, 전체 계열사 수가 2년 만에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본업인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 중심의 미래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자회사 넵튠의 지분 전량을 게임사 크래프톤에 매각했다. 이는 지난 4월 카카오게임즈가 공시한 1천650억 원 규모의 매각 계획에 따른 것으로, 그동안 이어져 온 자산 정리의 일환이다. 넵튠 외에도 최근 2개 계열사가 추가 정리된 것으로 전해지며, 지난 2023년 5월 147개에 달하던 카카오 계열사 수는 2025년 8월 말 기준 102개로 줄었다.

카카오의 이 같은 구조조정은 2023년 경영 쇄신을 선언한 이후 가속화됐다. 당시 카카오는 플랫폼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판단 아래, 비핵심 자산 매각과 경영 효율화를 통해 사업 중심축을 재정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작업은 특히 그룹의 전략 기획 조직인 ‘CA 협의체’ 주도로 이뤄졌는데, 이 협의체는 그룹 차원의 투자 리스크 점검, 의사결정 체계의 정비, 계열사 간 이해관계 조율 등을 수행하며 계열사 정리에 구체적인 실행 역할을 담당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한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2024년 11월 기준 122개, 8월 기준 114개로 나타났지만, 이는 최근 진행된 지분 매각 등의 변화가 반영되기 전 수치다. 이를 고려하면 실제 계열사 수는 더욱 줄었을 가능성이 크며, 카카오의 목표대로 조만간 두 자릿수대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정리와 함께 카카오는 미래 핵심 사업인 인공지능과 카카오톡 개편에 더욱 집중하는 분위기다. 오는 9월 23일부터 열리는 ‘이프카카오’ 행사에서는 카카오톡 서비스 전면 개편과 AI 사업의 구체적 청사진이 발표될 예정이다. 특히 친구 목록을 피드 형태로 바꾸고, 동영상 중심의 ‘숏폼 탭’이 추가되며, 사용자의 기기 내에서 실행되는 ‘온디바이스 AI’도 공개된다. 여기에 AI 브랜드명을 ‘카나나’로 통합하고, 오픈AI와의 협업을 통한 챗GPT 기반 서비스도 준비되고 있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27일 기준, 카카오 주식은 기관 투자자 순매수 종목 1위, 외국인 순매수 2위를 기록하며 투자 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도 카카오의 AI 서비스가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자사 서비스 전반을 연결하는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조직 효율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술 중심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내 공개 예정인 AI 에이전트 출시와 그룹 전략 방향이 어떠한 성과로 이어질지에 따라, 카카오의 재도약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