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AI로 연매출 14조 돌파…'가장 빠르게 성장한' 사업 만들었다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가 인공지능(AI)에 최적화된 전략을 통해 지난 회계연도 동안 총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한 사업 중 하나를 만들어냈다.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AI를 기업 전략의 중추로 삼는 ‘AI 중심’ 접근법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이본 맥길(Yvonne McGill)은 최근 열린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 2025’에서 주요 임원진과 함께 이 같은 경영 전략을 공개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AI 포트폴리오의 폭발적인 성장은 놀라울 정도이며, 작년 한 해 동안 100억 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달성했다”며 “예전엔 우리가 보유한 방대한 기술 포트폴리오에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AI 덕분에 그 진가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길은 AI가 단지 기술 혁신의 도구가 아니라 사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변곡점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AI는 제품 개발뿐 아니라 영업, 서비스, 엔지니어링, 심지어 재무 부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정 부서만을 위한 기술이 아닌 수직, 수평 모두에서 적용되는, 전사적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델은 ‘모던 델 프로그램(Modern Dell Program)’을 통해 전체 조직의 업무 방식을 간소화하고, 표준화하며, 자동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제품 개발 사이클도 단축됐다. 실제로 고성능 서버 ‘XE9680’은 3년이 걸린 반면, 후속 모델은 9개월만에 개발이 완료됐다. 맥길은 “AI가 더 나은 제품을 더 빨리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그 외에도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실현시킬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델의 이 같은 전략은 단기적인 성과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과 운영 효율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AI를 기업 DNA 깊숙이 내재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뚜렷하다. 기존의 디바이스 중심 비즈니스 구조를 뛰어넘어, 데이터 중심·지능형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변화를 본격화하는 셈이다.

AI를 전략의 한가운데에 둔 델의 변화는 단순한 방향성 변화가 아닌,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기술 혁신이 가치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선 조직 전체의 구조조정과 문화 혁신이 필수적이며, 델은 이를 AI로 실현해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IT 시장에서 델의 ‘AI 중심 경영’은 향후 타 기업에도 중요한 벤치마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