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처음으로 항공사 고객을 확보하면서 자사의 위성 인터넷 사업 ‘프로젝트 카이퍼’의 상용화에 한 걸음을 내디뎠다. 이는 경쟁사인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본격적인 시장 경쟁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아마존은 9월 4일(현지시간) 미국 저가 항공사 제트블루와의 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아마존은 2027년부터 제트블루 보유 항공기의 약 25%에 위성 기반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카이퍼를 통해 제공되는 이 기내 와이파이 서비스는 고도 수만 미터 상공에서도 고속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젝트 카이퍼는 아마존이 추진 중인 대규모 저궤도 위성(LEO) 인터넷 사업으로, 현재까지 102개의 위성을 시험적으로 발사한 상태다. 아마존은 내년 7월까지 약 1,600기를, 오는 2029년 7월까지 총 3,236기를 궤도에 배치하는 장기 목표를 세우고 있다. 아직 상용 서비스는 시작되지 않았으며,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에 첫 시험 서비스를 개시할 방침이다.
이번 계약은 위성 인터넷 분야에서 후발주자인 아마존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스페이스X는 이미 전 세계에 8,000기 이상의 위성을 발사하며 시장 점유율을 공고히 하고 있으며, 에어프랑스·카타르항공·유나이티드항공 등 주요 항공사와 계약을 맺은 상태다. 하와이안항공과 알래스카항공도 스타링크 도입을 확정지은 바 있다. 이와 비교해볼 때 제트블루와의 협력은 카이퍼가 항공기 인터넷 시장에 진입하는 첫 사례가 된다.
한편 제트블루는 현재 미국 위성통신업체 비아샛과의 협력을 통해 기존 정지궤도 위성을 활용한 무료 기내 인터넷을 제공 중이다. 아마존과의 계약은 이러한 기존 서비스와 병행해 이뤄지는 것이며, 향후 네트워크 다변화를 목적으로 한 결정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또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와의 제휴 등을 통해 위성 인터넷 사업의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과 스페이스X 간의 위성 인터넷 경쟁은 향후 항공뿐 아니라 해상·육상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저궤도 위성 기반의 고속 인터넷 기술은 전 세계 통신 인프라 접근성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