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위성통신 시장의 문을 열면서, 미국 아마존과 일본 라쿠텐그룹이 이르면 2026년부터 현지 시장에 본격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관련 제도 정비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양사의 사업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자국 시장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위성통신 사업자 등록 요건과 주파수 관리 기준 등에 대한 논의를 본격 시작한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일본 내 위성통신 서비스는 미국 스페이스엑스가 제공하는 스타링크의 독점적 구조에 가까웠다. 실제로 통신사 KDDI는 스타링크와 손잡고 지상 기지국 없이도 직접 위성과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여기에 새로운 경쟁자로 라쿠텐과 아마존이 가세하면, 시장 판도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라쿠텐의 경우, 미국의 위성통신 스타트업 AST 스페이스 모바일에 투자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2026년 4분기(10~12월)쯤 문자 송수신 위성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라쿠텐은 이후 통화 기능과 동영상 스트리밍 등으로 서비스 폭을 확대할 준비도 하고 있다.
아마존은 위성 기반 인터넷망 구축 프로젝트인 ‘카이퍼(Kuiper)’ 사업을 통해 2029년까지 총 3,200기 이상의 위성을 쏘아올릴 계획이다. 이런 계획이 맞물리며, 일본 정부는 내년 4월부터 아마존의 현지 사업 진출을 수용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에 착수할 방침이다. 다만, 아마존 일본 법인은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언급을 삼간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단순한 사업 확대를 넘어, 일본의 지역 간 통신 격차를 줄이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위성통신은 산간 지역이나 도서 지역처럼 기지국 설치가 어려운 구역에서도 통신망을 제공할 수 있어, 재해 발생 시에도 중요한 통신 수단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 전반의 위성통신 시장 확대와 기술 경쟁을 촉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저궤도 위성 기반 통신 인프라가 이동통신의 보조 수단을 넘어서 새로운 주력 채널로 부상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