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용 프로세서를 탑재한 차세대 개인용 컴퓨터(AI PC)가 클라우드 의존도를 줄이며, 보안과 성능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인텔과 델 테크놀로지스의 전문가들은 AI PC가 기기 내부에서 딥러닝을 처리함으로써 엔터프라이즈 보안과 엣지 컴퓨팅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한다.

AI PC는 기존처럼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전송해 분석하는 방식이 아니라, 신경망 처리 장치(NPU)를 통해 디바이스에서 직접 AI 연산을 수행한다. 이러한 국소 처리 방식은 데이터 유출 위험을 낮추면서도 반응 속도를 개선해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점을 안겨준다. AI 기술을 활용한 보안 기능도 향상되면서, PC 자체가 침해사고 탐지 및 대응의 최전선이 되고 있다.

인텔의 보안 에코시스템 개발 총괄 토드 크레이머는 AI가 디바이스 내부에서 실행될 때 그 효용성 역시 내부 설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단순 기능이 아니라, 새로운 보안 공격 지점을 만들 수도 있는 만큼 위치 선정과 설계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델 테크놀로지스의 소프트웨어 제품 관리 이사 로리 즈윌링은 "AI 자체가 위협인지 아닌지를 떠나, 적절히 쓰이면 취약점을 조기에 탐지하고 사건 해결 시간을 줄이는 결정적 도구"라고 설명했다.

AI PC의 도입은 데이터 유출 방지(Data Loss Prevention·DLP) 전략도 변화시키고 있다. 크레이머에 따르면 전통적인 DLP는 규칙 기반 탐지에 머물렀던 반면, AI 기반 모델은 자연어 처리와 의미 기반 검색 등을 활용해 문서 내용을 더 정확히 분류하고 위협을 탐지할 수 있다. 특히 클라이언트 단 GPU에서 실시간으로 AI가 문서를 분석해 위음성이나 과잉탐지 없이 보안 정확도를 높인다.

델의 접근 방식은 이와 같은 보안 루틴을 기존 IT 관리 환경에 녹여내는 데 중점을 둔다. 엔터프라이즈가 사용하던 툴, 예컨대 마이크로소프트 인튠이나 크라우드스트라이크 같은 보안 솔루션 내에서 보안·헬스 텔레메트리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AI PC를 단일 관리 플랫폼 안에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다.

즈윌링은 “건강한 PC는 곧 안전한 PC”라며, “관리성 텔레메트리와 보안 텔레메트리를 고객 포털 안에 가시화하고자 한다. 고객이 익숙한 환경에서 위험을 감지하고 신속 대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AI PC는 단순히 처리 성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데이터 주권과 엣지 보안 강화라는 기업의 당면 과제를 해결할 플랫폼이자, 인간 중심 컴퓨팅의 다음 진화를 견인할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클라우드를 벗어난 보안과 민첩성이라는 조합은 AI가 근본적으로 신뢰성과 탄력성을 높이는 존재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PC 보안 개념을 다시 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