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최신 스마트홈 제품군과 신형 전자책 단말기를 공개하며 자사 하드웨어 생태계를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나섰다. 30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연례 소비자 기기 행사에서 공개된 이들 제품은 차세대 알렉사+ 기능과 함께 출시되며, 프리미엄 오디오 경험과 인공지능 기반의 자동화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먼저 주목받은 제품은 신형 스마트 스피커 에코 닷 맥스(Echo Dot Max)다. 가격은 99.99달러(약 14만 4,000원)로, 기존 모델 대비 3배 향상된 베이스 출력을 자랑한다. 기기 내부에는 우퍼와 트위터로 구성된 듀얼 스피커 시스템이 탑재됐으며, 아마존 자체 설계한 AZ3 칩이 음성 명령 감지 성능을 대폭 개선했다.
고급형 모델인 에코 스튜디오(Echo Studio)는 가격이 219.99달러(약 31만 6,000원)로, 2019년 첫 출시 이후 처음으로 디자인과 사양이 모두 리프레시됐다. 원형 구조로 크기를 약 40% 줄였으며, 3개의 드라이버와 우퍼를 통해 입체 음향(Spatial Audio)을 지원하고, 한층 향상된 AZ3 Pro 칩으로 자연어 처리와 비전 트랜스포머 기능까지 구동 가능하다. 두 기기 모두 파이어 TV 스틱과 최대 5개 까지 연동해 홈시어터 시스템으로 구성할 수 있는 알렉사 홈 시어터 기능을 지원한다.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홈 기기 2종도 함께 공개됐다. 각각 8.7인치, 11인치 크기의 에코 쇼 8(Echo Show 8)과 에코 쇼 11(Echo Show 11)은 고해상도 화면과 어두운 환경에서도 선명한 표시가 가능한 고명암비 패널을 탑재했다. 동일하게 전면 스테레오 스피커와 우퍼가 결합돼 있으며, 광학 기능 향상을 위해 1,300만 화소 카메라도 장착됐다. 이를 통해 사용자가 방에 들어오면 알렉사+가 자동 인사 메시지를 출력한다.
알렉사+는 2025년 2월 처음 공개된 아마존의 차세대 음성비서로, 이번에는 알렉사+ 홈(Alexa+ Home)이라는 기능이 새롭게 도입됐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집에 있는 다른 스마트기기를 제어할 수 있으며, 알렉사+ 쇼핑 위젯을 활용하면 실시간 배송 추적과 선물 추천도 가능하다. 또 다른 핵심 기능인 알렉사+ 스토어를 통해서는 다양한 써드파티 기기 및 서비스를 한눈에 관리할 수 있는 포털 역할도 수행한다.
한편, 아마존은 전자책 리더기 킨들 스크라이브(Kindle Scribe)의 신형 모델 3종도 함께 발표했다. 각각 11인치 눈부심 방지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조명 유무와 컬러 디스플레이 지원 여부에 따라 제품이 나뉜다. 가장 고급형 모델은 질화물 LED 기반의 컬러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하드웨어 사양도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새로운 킨들 스크라이브는 이전 세대보다 더 가볍고, 더 많은 메모리를 제공하며, 신형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통해 페이지 전환과 필기 기능 속도를 약 40% 개선했다는 게 아마존 측 설명이다.
이번 제품군 발표는 애플, 구글과의 스마트홈·음성비서 시장 경쟁에서 아마존이 기술력과 생태계 면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음을 강하게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알렉사+의 AI 기능 강화와 연동 범위 확대는 전체 스마트홈 솔루션 시장의 주도권을 노리는 포석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