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MSFT)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자 자사 주요 조직의 리더십 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치는 나델라 CEO가 AI와 데이터센터 등 기술 중점 영역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지시간 1일 사내 메모를 통해 12년차 베테랑 임원인 저드슨 알토프(Judson Althoff)를 신설된 ‘커머셜 사업 CEO’ 직책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알토프는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글로벌 영업 조직을 이끌어 온 인물로, 앞으로는 마케팅, 영업, 엔지니어링, 운영, 재무를 포함한 다수 핵심 부서를 총괄하게 된다. 이들 부서는 전체 매출의 75% 이상을 담당하는 중대한 축이다.
나델라 CEO는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은 AI 역량 확산 속도에 달려 있다”며 “기술, 운영, 마케팅, 판매 등 여러 기능을 더 긴밀히 연결해 AI 전환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델라는 AI 및 시스템 아키텍처, 제품 혁신 초석이 되는 기술 개발 현장에 더 집중해 핵심 기술 트렌드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나델라의 이번 인사 개편이 경영 승계와는 무관하며, 여전히 그의 은퇴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나델라는 “이번 변화는 단순한 진화가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재창조”라고 표현하며, 기술적 대전환에 발맞춰 본인의 역할 역시 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편에 따라 기존에 나델라에게 직접 보고하던 마케팅 책임자 누모토 타케시와 영업·운영 부서 리더들도 모두 알토프에게 보고하게 된다. 이는 고객의 수요와 제품 개발 간 피드백 체계를 보다 민첩하게 만들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나델라는 “현장의 소리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 강력한 AI 파트너로 신뢰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I에 사활을 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 회계연도 상반기에만 300억 달러(약 43조 2,000억 원) 이상을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확충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 자금은 윈도우, 오피스, 팀즈 등에 AI 기능을 접목한 코파일럿 제품군 강화에도 사용된다.
알토프는 오라클과 EMC를 거쳐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에 합류한 인물로, 고객 및 파트너 전략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여온 인물이다. 나델라는 그를 “업계 최고의 성장 엔진을 이끈 전략가”라며 신임을 나타냈다.
이번 인사 재편은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GOOGL), 오픈AI 등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가 기술 중심의 조직 재정비를 가속화하고 있는 한 신호로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