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는 3분기 실적을 나란히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양사의 가전·TV 사업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차량용 전장 부문이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사는 각각 10월 13일(LG전자)과 14일(삼성전자)에 2025년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사업 부문별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지만, 업계에 따르면 가전과 TV 부문은 여전히 수요 부진, 물류비 인상, 해외 관세 등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고 있는 반면, 전장 부문은 안정적인 이익을 내며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 17곳의 실적 추정치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84조555억원, 영업이익은 10조2천425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3%, 11.5% 증가한 수치이며,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한 상황과 스마트폰 부문의 견조한 실적이 주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가전과 TV를 담당하는 DA·VD사업부의 영업이익은 3천억~4천억원 수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LG전자의 경우, 3분기 매출은 21조1천870억원, 영업이익은 6천35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과 비교해 각각 4.5%, 19.7% 감소한 수치다. 특히 가전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는 3천500억~4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TV 사업부인 MS사업본부는 2천억원 초반의 영업손실로 적자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LG전자는 반도체나 스마트폰 사업이 없어 다른 신사업으로의 의존도가 더 높은 구조를 지닌다.
이 같은 전통 사업 부문의 부진 속에서, 전장 사업은 양사 모두에게 실적 안정판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자회사 하만이 3조원대 후반의 매출과 4천억~5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인수 당시 연 6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하만은 최근 1조1천700억원에 달하는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고, 올해도 디지털 콕핏과 차량용 오디오 분야에서 세계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차량용 전장부문인 VS사업본부가 3분기에도 2조원대 중반의 매출과 1천1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이후 3분기 연속 1천억원이 넘는 실적을 달성했으며,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중이다. 특히, 100조원에 육박하는 수주잔고와 차량 통합 솔루션인 'LG 알파웨어'를 앞세워 중장기 성장 기반도 확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전과 TV 중심의 수익성 악화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4분기 들어 삼성전자 DA·VD사업부의 영업이익이 1천억원대로 줄고, LG전자는 해당 부문에서 적자 전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두 기업은 조직 슬림화 및 생산지 다변화 등 구조 효율화에 나서고 있으며, LG전자는 인도법인 상장으로 최대 12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확보해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 같은 흐름은 전통 소비 전자 중심의 사업 구조가 전장 등 미래형 산업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글로벌 경기 반등 여부와 함께 전장 부문 수익 안정화가 장기 실적의 핵심 변수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