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가 차세대 지능형 에이전트 구축을 위한 핵심 기반으로 ‘데이터 360(Data 360)’ 전략을 본격화하며 기업용 AI 플랫폼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CRM에서 벗어나 데이터 중심의 에이전틱 시스템(Agentic System)을 지향하는 이번 변화는 데이터를 단순한 저장 자산이 아닌, 실시간 맥락으로 주고받는 유기적 시스템으로 격상시키겠다는 비전이다.

세일즈포스는 ‘에이전트포스 360(Agentforce 360)’에 데이터 360을 통합하면서 디지털 에이전트들이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반응하며 협업할 수 있도록 플랫폼 전면을 재설계했다. 기존의 자동화 중심 모델을 넘어 에이전트 스크립트(Agent Script), 에이전트 빌더, 데이터 360 등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구조다. 이를 통해 고객 경험과 의사결정 속도를 AI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 목표다.

데이터 360의 기반은 구조화된 데이터부터 비정형, 메타데이터까지 전 방위 데이터를 수평적으로 통합하는 데 있다. 세일즈포스 통합 데이터 서비스 부문 부사장인 라훌 아우라드카(Rahul Auradkar)는 드림포스 2025 행사장에서 데이터 유동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데이터 360은 오픈 생태계를 지향하며, 에이전트가 맥락 정보를 요청한 순간 지능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비정형 데이터까지 수용하는 데이터 모델은 세일즈포스가 시장 내 CDP 선두주자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변화를 예고한다. 아우라드카는 이를 통해 고객 경험의 정밀도가 향상된다며, 예컨대 차량 구매 이후에도 차량 광고가 지속 노출되는 비효율을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세일즈포스는 또한 데이터 360의 정교화를 위해 인포매티카(Informatica) 인수를 추진 중이다. 데이터 거버넌스, 카탈로그, 통합 기능 면에서 강점을 가진 인포매티카의 역량을 흡수해 데이터의 투명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 통합이 함께 진화하여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로 환원되는 연결고리가 강화된다.

이와 같은 변화는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가 기업 업무에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전제 조건인 맥락 제공(Contextual Awareness)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의의가 있다. 세일즈포스는 각 데이터 소스별로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을 두어 에이전트가 정확한 맥락을 빠르게 인지할 수 있게 하고, 사용자 피드백도 시스템 학습에 지속 반영하고 있다.

아우라드카는 “에이전트가 적절한 응답을 했는지, 올바른 행동을 취했는지를 데이터 거버넌스 관점에서 평가하고 통제하는 과정이 필수”라며 사용자 신뢰 확보를 위한 지속적 개선 노력을 강조했다.

세일즈포스의 데이터 360 전략은 단지 또 하나의 플랫폼 기능 개선이 아니라, AI 도입을 넘어 에이전트 기반 업무 환경 전환을 위한 인프라 재정의로 평가된다. 인간과 AI 간의 상호작용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세일즈포스는 데이터의 흐름과 맥락을 정제하는 방향에서 AI 환경의 방향키를 잡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