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역의 도시들이 기술을 통해 더 스마트하고, 빠르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성장하려는 과정에서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공공 부문 혁신의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텍사스 주 카일(Kyle)시는 이러한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불과 15년 전까지만 해도 주민 수 1만 명이 채 되지 않았던 이 도시는 현재 7만 명을 넘어서며 미국 내 두 번째로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로 도약했다. 이같은 급격한 성장 속에서 카일시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고 시민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카일시의 제시 엘리존도(Jesse Elizondo) 부시티매니저는 최근 열린 드림포스 2025 행사에 참여해 “급격한 인구 증가 속에서 도로, 상하수도뿐 아니라 시민 서비스 전반에 걸쳐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AI는 기존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서는 핵심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큐브(theCUBE)와의 인터뷰에서 에이전틱 AI를 중심에 둔 디지털 전략을 통해 어떻게 행정 효율을 높이고 미래형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는지 경험을 공유했다.
카일시는 단순히 AI를 도입한 차원을 넘어, 전 직원을 위한 ‘내부 AI 어시스턴트’를 운용하며 공공부문 업무 역량 전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시스템은 시의 주요 조례, 회의록, 프로젝트 일정 등이 통합된 데이터 플랫폼과 연계돼 있어 고객센터 직원들이 필요 정보를 즉시 조회하고 민원을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야간과 휴일 같이 민원이 적은 시간대에도 AI 기반 시스템이 311 서비스 요청을 자동으로 처리해 인력 낭비 없이 지속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
엘리존도는 “AI 시스템이 CRM과 실시간 연동돼 시민 불편사항을 예측하거나 직접 응답하고, 민원 접수까지도 자동화하고 있다”며 “이는 단기적인 비용 절감을 넘어, 전 직원이 더 전략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 재편을 가능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는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플랫폼과 연계된 이 시스템 구축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복 사용과 인력 과잉 문제를 동시에 해소했으며, 결과적으로 AI 도입에 든 비용 이상으로 예산을 절감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에이전틱 AI는 인력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역량 확장’의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다. 제한된 예산과 인력을 가진 중소 도시들이 대기업 수준의 민원 응대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바로 이 기술의 강점이라는 게 엘리존도의 설명이다.
카일시의 사례는 AI 기술이 민간 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공공 부문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에이전틱 AI는 이제 행정 효율화 수단을 넘어, 미래형 도시를 구상하는 데 필수적인 ‘디지털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