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기술기업들이 이번 주부터 잇따라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관련된 수익성과 주가 흐름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7)'으로 불리는 7대 빅테크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번 주와 다음 주 사이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이들의 실적이 미국 증시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이번 실적 시즌의 포문은 10월 22일 장 마감 이후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연다. 테슬라는 최근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자사 주식 10억 달러어치를 매입한 뒤, 주가가 400달러 선을 돌파하며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전기차 세제 혜택이 조만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로 구매 수요가 늘어난 점도 3분기 차량 인도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이로 인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주 뒤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그리고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플랫폼이 실적을 공개한다. 두 회사 모두 AI 기술 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수익이 확연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2분기(4~6월) 기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구글은 32% 증가한 바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이 3분기에도 이어졌는지가 투자의 관건이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해, 엔비디아 다음으로 2위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동일한 날 실적을 내놓는 메타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메타는 2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약 20% 안팎 증가하면서 발표 직후 주가가 하루 만에 11%나 상승하는 등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분위기다. 이번 분기 실적에서도 이 같은 상승세를 유지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어서 10월 30일에는 애플과 아마존이 실적을 발표한다. 아이폰 제조 업체 애플은 최근 출시한 아이폰17 시리즈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매출 증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비록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현재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에 밀려 3위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3조 7천억 달러를 넘어섰고, 다시 한 번 4조 달러 시총 회복 가능성도 있다. 반면 아마존은 클라우드 부문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모양새다. 2분기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매출 증가율은 17.5%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에 비해 다소 저조했다. 이번 분기에도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시장 내 경쟁력 이슈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가총액 1위이자 AI 반도체 시장의 독보적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는 다음 달 19일 3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엔비디아는 AI 도입 수요 증가와 함께 그래픽처리장치(GPU) 판매가 급증한 덕분에 올 들어 주가가 폭등했고, 이미 분기별 실적이 시장 예측을 뛰어넘는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10월말까지 이어지는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엔비디아의 실적 기대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AI 투자에 대한 시장 반응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각 기업들이 그간의 대규모 AI 기반 투자에 걸맞은 수익을 실현한다면, 투자자의 신뢰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익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AI 버블에 대한 시장 불안감도 다시 부각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분기 실적 발표는 AI 기술 상업화의 현실적 효과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