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웹서비스(AWS)의 미국 버지니아 노스 리전(US-EAST-1)에서 발생한 장시간 장애로 인해 수많은 글로벌 온라인 서비스들이 일시적으로 접속 불능 상태에 빠졌다. 문제의 시작은 현지시간으로 20일 자정 무렵, AWS 상태 페이지에 오류가 표시되면서 가시화됐고, 동시간대에 챗GPT, 디즈니플러스, 스냅챗, 벤모 등 주요 플랫폼 다수가 동시에 장애를 겪으며 해당 이슈는 빠르게 확산됐다. 심지어 아마존의 자사 음성 비서 플랫폼 '알렉사+' 역시 영향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장애는 AWS 클라우드 인프라의 핵심 지점인 US-EAST-1 리전 내 기술적 결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리전은 전체 여섯 개의 가용영역(Availability Zone)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는 대부분의 AWS 리전보다 두 배 많은 구성이다. 최초 보고된 문제는 '아마존 다이너모DB(DynamoDB)'의 API에서 발생한 DNS 오류였다. DNS 기능은 URL을 해당 서버의 IP 주소로 변환하는 역할을 하며, 해당 장애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워크로드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DNS 오류는 약 세 시간 후 복구됐지만, 이후 또다른 문제가 연이어 나타났다. 먼저 EC2 인스턴스를 실행하는 데 차질이 생겼고, 이어 무중단 서버리스 서비스인 AWS 람다(Lambda)와 연계된 SQS(Simple Queue Service) 데이터를 인식하지 못하는 장애가 이어졌다. 여기에 네트워크 인프라 전반까지 흔들리며 문제는 장기화됐다.

이에 대해 데이터스트라이크(DataStrike) CTO 코리 벡(Corey Beck)은 "네트워크는 AWS 모든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핵심 요소다. 지역 내 네트워크가 무너지면 EC2, S3, RDS, 다이너모DB 등 거의 모든 서비스에 연쇄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며 “장애는 언젠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지 않은 설계는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AWS는 오전 8시 43분경 네트워크 불안정의 근본 원인을 로드 밸런서 상태 점검 기능에서의 문제로 특정했으며, 즉시 복구 조치를 시작했다. 이어 정오 무렵 발표된 업데이트에서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정상 복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람다는 간헐적인 장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장애는 2021년 12월에도 동일한 리전에서 일어난 DNS 기반의 장시간 장애를 연상시킨다. 당시에도 다수의 온라인 플랫폼이 마비됐고, 원인은 AWS 내부 서비스의 오토스케일링 기능 결함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은 클라우드 기반 IT 인프라의 복잡성과 취약성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플루이드클라우드(FluidCloud) CTO 하르쉿 오마르(Harshit Omar)는 "AI와 바이브 코딩의 빠른 확산은 인프라를 더욱 정교하면서도 취약하게 만들고 있으며, 결국 공급업체 종속이 새로운 '다운타임'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라우드 인프라의 복원력과 다중화 전략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는 가운데 AWS의 대응 방식과 향후 재발 방지 대책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