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로보틱스가 여전히 스타트업 업계의 중추적인 테마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이번 달에는 하드웨어 중심의 흥미로운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으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투자 유치 사례들을 통해 의료기기, 로봇, 우주 바이오, 어린이 교육 AI, 친환경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 혁신이 실제 제품과 시장 진입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집에서 주사로 여드름을 치료할 수 있는 의료기기 스타트업 '인도모(Indomo)'가 약 36억 원($25 million)의 자금을 유치했다. '힘스앤허스(Hims & Hers)' 공동창업자인 잭 에이브러햄(Jack Abraham)이 세운 이 회사는 '클리어펜(ClearPen)'이라는 마이크로니들 디바이스를 통해 처방약 주사제를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고, 사용자가 자가 주사를 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투자자로는 아토믹(Atomic), 포사이트 캐피털, 폴라리스 파트너스가 참여했으며, 현재 2상 임상시험 단계에 있어 상업화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스위스 로봇 스타트업 '미믹 로보틱스(Mimic Robotics)'는 사람 손처럼 정교하게 움직일 수 있는 산업용 로봇 손을 개발 중이며, 최근 약 23억 원($16 million)의 시드 투자를 받았다. 투자 유치는 엘라이아(Elaia)와 스피드인베스트(Speedinvest)가 주도했으며, 전체 투자 누적 금액은 약 30억 원($20.8 million)에 달한다. 이는 사람 형태의 전신 로봇이 아닌, 동작에 최적화된 손만 구현해 산업 현장에 빠르게 적용하겠다는 탈전통적 접근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주 연구를 통한 인공망막 개발 스타트업 람다비전(LambdaVision) 역시 시선을 끌었다. 해당 기업은 국제우주정거장(ISS)의 미세 중력 환경에서 균일한 단백질층을 제작해 인공망막을 설계하고 있으며, 최근 약 10억 원($7 million)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세븐세븐식스(Seven Seven Six), 오렐리아 파운드리(Aurelia Foundry) 등이 투자에 참여했으며, 이 자금은 전임상 개발과 우주 기반 생산공정 확대로 활용될 예정이다. 시스템 생명과학과 우주기술의 융합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유아용 AI 콘텐츠 기기를 개발한 '스티커박스(Stickerbox)'는 약 10억 원($7 million)의 초기 자금을 통해 AI 교육 기술의 대중화에 나섰다. 목소리로 그림을 그려주는 무화면 스티커 프린터 제품을 개발했으며, 매버론(Maveron), AI2 인큐베이터, 세레나 윌리엄스의 세레나 벤처스(Serena Ventures) 등이 참여했다. 입력된 음성 명령에 따라 AI가 캐릭터와 이미지를 생성해 즉석에서 프린트하는 방식으로, 데이터 수집 없는 안전한 아동용 기술이란 점에서 부모들로부터 호응이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지구상에 풍부한 원소로 희귀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나노소재를 연구 중인 영국계 스타트업 밀버스 어드밴스드(Milvus Advanced)가 약 10억 원($6.9 million)의 시드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은 촉매, 청정에너지, 통신기술 등 광범위한 응용 분야를 겨냥해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희소금속 공급 리스크를 해결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수요에 발맞춘 전략적 접근이 돋보인다.

이처럼 다섯 개의 스타트업 사례는 단순한 아이디어 단계를 넘어 건강관리, 첨단 제조, 우주 생명공학, 유아교육, 자원 대체 등 미래 산업을 대표하는 각 분야에서 상용화에 성큼 다가서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AI의 범용성과 하드웨어의 지속 발전이 맞물리는 사이, 창의적인 상품화를 이룬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