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고 인간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시대가 열린 가운데, 하이브리드 AI의 정의와 역할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 델 테크놀로지스(Dell Technologies)가 선보인 'Copilot+ PC'는 클라우드와 로컬 처리 능력을 결합한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AI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델 Copilot+ PC는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Copilot+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설계돼 온디바이스 AI 처리와 클라우드 기반 분석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다. 델의 B2B 솔루션 및 소프트웨어 제품 마케팅 디렉터인 아이작 피뇬(Isaac Piñon)은 "Copilot+ PC는 반복되는 데이터 중심 작업을 자동화하는 동시에, 사용자에게 전략과 창의성을 위한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며 “AI가 실질적인 업무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데 핵심 기제로 자리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 행사에서 델은 새로운 기능을 대거 공개했다. ‘Copilot Voice’는 음성 기반 AI 조작을 가능하게 해 사용자가 일상 대화처럼 PC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한다. ‘Copilot Vision’은 화면에 표시된 문서·이미지 등 시각적 맥락을 이해해 작업 흐름을 개선한다. 여기에, 사용자의 작업 이력을 기억하고 빠르게 복기할 수 있는 ‘리콜(Recall)’과 클릭 한 번으로 주요 기능을 구성하는 ‘Click to Do’ 기능도 생산성 향상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

특히 델의 Copilot+ PC가 주목받는 이유는 모든 AI 처리 일부를 로컬에서 수행하는 구조 덕분이다. 이를 통해 민감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지 않아도 되며, 보안성과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뚜렷한 이점을 제공한다. 피뇬은 "온디바이스 MPUs(Machine Processing Unit)를 기반으로 개인 금융 정보나 의료 데이터를 PC 로컬 내에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며 이는 규제준수나 거버넌스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AI 환경은 단순히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엣지와 PC에서도 AI가 작동해야 하며, 바로 이 지점에서 Copilot+ PC의 가치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델은 이미 일부 독립 소프트웨어 벤더(ISV) 및 파트너사와 함께 이 기술을 적용 중이며, 앞으로 AI를 위한 표준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AI는 이제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 현실 세계 속 사용자 경험을 재정의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델은 Copilot+ PC를 통해 기업 고객이 장기적 AI 전략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할 뿐 아니라, 일상적인 작업 속에서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AI 시대의 컴퓨팅 환경이 단절적인 변화보다 점진적인 통합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