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스토리지 전문기업 퓨어스토리지(PSTG)가 자체 예상치를 상회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시장 기대에는 미치지 못해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급락했다. 그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고평가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이번 발표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퓨어스토리지는 3분기 주당 58센트의 조정순이익을 기록해 월가 컨센서스와 일치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9억6,450만 달러(약 1조3,888억 원)를 기록했으며, 이는 시장 예상치이자 자사 가이던스 상단을 웃도는 성과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5,480만 달러(약 790억 원)로, 작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2009년 설립된 퓨어스토리지는 전통 하드디스크보다 속도가 빠르고 안정성이 높은 플래시 기반 스토리지 시스템을 개발하며 성장해온 기업이다. 대표 제품인 올플래시 어레이와 고성능 처리용 ‘플래시블레이드’ 외에도, 클라우드 네이티브 데이터 관리를 지원하는 포트웍스 소프트웨어로도 잘 알려져 있다.
찰스 지안카를로(Charles Giancarlo)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실적이 “또 하나의 강력한 분기”라며 자평하면서, AI 시대에서의 경쟁력은 데이터 접근성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퓨어스토리지의 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은 데이터 사일로를 해체해 기업이 AI·자동화·분석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실적 발표 직후 퓨어스토리지는 2026 회계연도 연간 매출 전망을 기존의 36억~36억3,000만 달러에서 36억3,000만~36억4,000만 달러(약 5조2,300억~5조2,400억 원)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36억2,000만 달러를 웃도는 수치다. 4분기 매출 전망 역시 10억2,000만~10억4,000만 달러로 제시되며, 중간값 기준으로도 월가 예상치보다 높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하드웨어 중심의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4억5,470만 달러에서 5억3,480만 달러(약 7,700억 원)로 증가했고, 구독 기반 매출도 3억7,630만 달러에서 4억2,970만 달러로 성장해 전반적으로 무난한 트렌드를 이어갔다.
그러나 눈높이가 지나치게 높아진 탓일까. 퓨어스토리지 주가는 정규장에서 약 7% 상승했지만, 실적 발표 직후 실망감 섞인 매도세로 전환돼 시간외 거래에서 10% 급락했다. 이는 이번 실적이 ‘기대 이상의 실적’이 아닌 ‘기대에 그친 실적’으로 시장에 해석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단기적 과열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보고 있다. 퓨어스토리지는 올해 들어 50% 이상 주가가 상승하며 스토리지 업계 내에서도 탄탄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다만 향후 실적이 AI 인프라 시장 확대와 고객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 가속화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가 주가 흐름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