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자금 세탁 의혹에 엄브라 웹사이트 중단…‘통제 인정’ 논란 번지나
엄브라가 해킹 자금 이동에 사용됐다는 정황 속에 웹사이트를 일시 중단했다
로만 스톰은 프런트엔드 차단이 오히려 운영 통제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라이버시(익명성) 기반 암호화폐 프로토콜 엄브라(Umbra)가 해킹 자금 이동에 활용됐다는 정황이 나오자 자체 호스팅 웹사이트(프런트엔드)를 내렸다. 다만 토네이도캐시(Tornado Cash) 공동창업자 로만 스톰(Roman Storm)은 “웹사이트를 닫는 것만으로는 법적 위험을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엄브라는 2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최근 약 80만달러(약 11억8600만원, 1달러=1482.50원)의 ‘탈취 자산’이 프로토콜을 통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팀은 자금 회수 및 수사 과정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사이트를 내렸으며, 조사 당국이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다시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켈프 2억8000만달러 해킹 이후…이더리움→비트코인 경로로 지목
이번 자금은 더 큰 해킹 사건과 연결돼 있다. 켈프(Kelp) 프로토콜이 2억8000만달러(약 4148억원) 이상 피해를 본 이후, 보안 연구자들은 북한 해킹 조직의 소행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블록체인 보안업체 펙쉴드(PeckShield)는 공격자들이 이더리움(ETH) 기반 자금을 비트코인(BTC)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엄브라를 포함한 여러 프로토콜을 이용했다고 지목했다. 미국 제재 대상인 북한 연계 해킹 조직의 현금화 시도를 차단하려는 압박이 커진 가운데, 일부 플랫폼들이 계정 동결이나 서비스 제한으로 대응하는 분위기다.
로만 스톰의 경고 “프런트엔드 손대면 통제력 인정으로 읽힐 수 있다”
로만 스톰은 프라이버시 프로토콜이 수사 대상이 될 때 어떤 논리로 압박이 들어오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다. 그는 토네이도캐시를 ‘무허가 자금이전업’을 공모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8월 일부 혐의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고, 제재 위반 공모 혐의는 벗어났지만 다른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그는 엄브라의 대응을 보며 같은 ‘플레이북’이 반복될 수 있다고 봤다. 스톰은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바꾸고, IPFS에 새 빌드로 업데이트까지 할 수 있다면 프로토콜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프런트엔드 차단 같은 조치가 오히려 운영 주체의 ‘개입 가능성’을 드러내 규제 당국이 책임을 더 강하게 묻는 근거로 작동할 수 있다는 말이다.
엄브라 “스마트컨트랙트는 막을 수 없다”…탈중앙화의 딜레마
엄브라는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도 분명히 했다. 팀은 누구도 온체인 스마트컨트랙트를 ‘직접 호출’하는 행위까지 막을 수 없으며, 오픈소스 프런트엔드를 자체 호스팅하거나 로컬에서 실행하는 방식은 프로젝트가 손댈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호스팅 사이트를 내리는 조치는 ‘일반 사용자’의 접근을 줄일 뿐, 의도적으로 우회하는 이용자까지 차단하긴 어렵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프라이버시 프로토콜이 해킹 자금 흐름에 얽힐 경우, 기술적으로는 탈중앙화를 내세우더라도 실제 운영 행위가 법적 책임 논쟁의 핵심으로 번질 수 있음을 다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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