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보이 에뮬레이터, 8×8 타일마다 4색 팔레트 입혔다
닌텐도 버추얼보이에 타일 단위로 색을 입히는 에뮬레이터 'VBoy Color'가 베타로 공개됐다. 붉은색 4단계뿐이던 화면이 한 장면 안에서 여러 색으로 나뉘며, 15개 게임의 컬러 팩이 기본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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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가 1990년대에 내놓은 휴대형 3D 게임기 버추얼보이에 타일 단위로 색을 입히는 에뮬레이터 'VBoy Color'가 베타 버전으로 공개됐다. 원래 하드웨어는 검은 바탕에 붉은색 4단계 명암만 표현했지만, 이 에뮬레이터는 한 장면 안에서 훨씬 많은 색을 구분해 보여준다.
카일 올랜드(Kyle Orland) 아르스테크니카(Ars Technica) 수석 게임 에디터는 22일(현지시간) 기사에서 VBoy Color를 소개했다. 아르스테크니카는 지난해 슈퍼 게임보이 방식의 색을 더한 버추얼보이 에뮬레이터 'Red Viper'를 다룬 적이 있다. 올랜드는 VBoy Color가 이 개념을 한 단계 끌어올린 시도라고 평가했다.
핵심은 타일 기반 팔레트 체계다. VBoy Color의 개발 안내 문서(readme)는 게임별 '컬러 팩'이 버추얼보이 장면을 이루는 8×8 크기 타일 하나하나에 서로 다른 4색 팔레트를 지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붉은색 4단계를 다른 4가지 색으로 통째로 바꾸는 방식이 아니라, 화면 구역마다 다른 색 조합을 쓰는 방식이다.
원작에서는 화면 속 사물이 모두 겹치는 붉은 계열이어서 서로 구분하기 어려웠다. 이 방식을 쓰면 '마리오 클래시'에서 초록색 파이프, 회색 발판, 붉은 벽돌 벽을 서로 다른 색으로 나눠 보여줄 수 있다. 올랜드는 결과물이 닌텐도가 값싼 붉은색 LED 대신 컬러 디스플레이에 투자했다면 나왔을 대체 역사로 옮겨 간 느낌이라고 평했다.
색 구분은 플레이어 캐릭터를 알아보기 어려운 게임에서 특히 효과가 크다. '잭 브라더스'와 '버티컬 포스'는 원작에서 붉은 배경 위에 붉은 캐릭터가 겹쳐 식별이 어려웠다. '마리오 테니스'에서는 루이지가 더는 붉은 모자를 쓰지 않아도 되고, '텔레로복서'에서는 선수마다 다른 색을 입어 외형이 한결 뚜렷해졌다.
VBoy Color에는 15개 게임의 컬러 팩이 기본으로 들어 있다. 올랜드는 이 숫자가 버추얼보이의 제한적인 공식 게임 라인업에서 상당한 비중이라고 짚었다. 이용자는 내장 영상 도구로 컬러 팩을 직접 고칠 수도 있다. 화면별로 색을 지정하면 같은 타일이 게임의 다른 장면에 나올 때도 그 색이 적용된다.
현재 베타 버전은 완벽하지 않다. 색칠 알고리즘이 일부 타일을 놓쳐, 색이 없는 사각형이 깜빡이며 주변과 어색하게 튀는 경우가 있다. 큰 파란 블록 위에 노란 상자가 남는 장면은 알고리즘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소개됐다.
타일 대신 3D 와이어프레임으로 그래픽을 구현한 '3-D 테트리스'와 '레드 알람'에는 타일 기반 색칠이 통하지 않는다. 이런 게임을 위해 VBoy Color는 각 선의 깊이에 따라 새 팔레트나 색 그라데이션을 입히는 옵션을 따로 제공한다. 올랜드는 입체감을 구분하기 쉬워지며, 평면 모니터에서 특히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에뮬레이션 품질은 베타 단계인데도 높은 수준이라고 올랜드는 평가했다. VBoy Color는 VirtualBoyGo와 Beetle VB 같은 기존 에뮬레이터를 토대로 만들어졌고, VR 헤드셋과 3D 모니터에서 입체 영상을 완전히 지원한다. 올랜드는 정확한 구동을 넘어 원작 하드웨어가 주던 경험을 개선하는 에뮬레이터가 또 하나 나왔다는 점을 반기며 기사를 맺었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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