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물동량 회복해도 유가 부담…"유조선 피격 위험 남아"
할 켐퍼 GRIP 최고경영자는 호르무즈 해협의 물동량 회복에도 유조선 피격 위험과 보험료 할증이 유가 부담을 이어가게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 물동량이 회복되더라도 유조선 피격 위험이 이어지는 한 유가 부담이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운송량 증가와 별개로 해상보험료에 반영된 위험 할증이 가격을 떠받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월 22일(현지시간) 데이비드 린 인터뷰에서 할 켐퍼 GRIP 최고경영자·예비역 해병 중령은 미 해군의 선박 통항 지원이 물동량 회복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물량은 통과하고 있지만, 그곳을 지나는 위험은 여전히 상당히 높다"며 유가에 해상 운송 위험이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켐퍼는 기존 항로가 호르무즈 해협 중간을 지나 오만과 이란 영해를 통과했다면, 전쟁 이후에는 남쪽 오만 해안에 바짝 붙는 항로가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의 지원도 초기에는 선박을 안내하는 수준이었지만 점차 호위에 가까운 형태로 바뀌었으며, 양방향 통항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일부 선박은 레이더에 포착되는 신호가 작은 특성을 활용해 해협을 통과한 뒤 남쪽에서 선박 간 화물 이송을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통항 선박의 약 97%는 문제없이 지나가지만 약 3%는 공격 대상이 된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피격 선박이 항구로 예인되던 중 침몰한 사례도 있었다며, 이런 위험이 해상보험료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보험료 부담을 낮추려면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위협을 억제해야 하지만, 지상군 투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판단도 내놨다. 켐퍼는 이란이 보유한 미사일과 드론이 많고 발사 지점도 광범위하다며 "이를 단번에 끝낼 묘책은 없다"고 말했다. 순항미사일·탄도미사일·드론을 요격하는 신기술에 대한 투자가 지상전보다 먼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상전에 나서더라도 이란의 지형 탓에 막대한 병력이 필요하고, 드론과 미사일 위협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해협 내 기뢰 위협 역시 대규모 부설을 뒷받침할 증거는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일부 기뢰가 설치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황은 있지만, 떠다니는 기뢰는 해류를 따라 이란 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쟁의 조기 종결 가능성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켐퍼는 이란 정권과 혁명수비대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압박을 협상 지렛대로 삼으려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이유로 협상 조건을 양보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했다. 해상봉쇄에 따른 석유 수입 차단과 이란 내부의 반군 활동이 정권의 부담을 키우고 있으며, 중간선거 이후에는 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대형 비핵폭탄 사용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도 압박 수단으로 해석했다. 그는 "그 무기를 사용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사실 자체에 심리적 요소가 있다"며, 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정치적·심리적 효과를 노린 의도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강력한 타격 수단이 있더라도 해협의 미사일·드론 위협을 일거에 없애기는 어렵다는 진단을 유지했다.

강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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