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 기술을 제조업에 본격적으로 도입해 2030년까지 100조 원 이상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산업 경쟁력 정체와 수출 모델 한계에 직면한 국내 제조업에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9월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조 AX 얼라이언스’를 공식 출범했다. 이 얼라이언스는 국내 1천여 개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이 참여하는 대규모 민관 협력체로, 산업별 특성에 맞춰 총 10개의 분과에서 AI 기술 도입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 행보를 통해 제조업 현장에서 인공지능 기반 전환, 즉 ‘제조 AI 전환(M.AX)’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얼라이언스는 구체적으로 AI 팩토리, AI 제조서비스, AI 유통·물류, 자율주행차, 휴머노이드, 자율운항선박, AI 가전, AI 방위산업, AI 바이오, AI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됐다. 각 분과에는 삼성, 현대차, LG전자 등 대표 제조기업은 물론 AI 전문 스타트업, 연구기관이 참여해 공동 기술 개발과 데이터 공유에 나선다. 가령 AI 팩토리 분과는 2030년까지 국내에 500개의 AI 기반 스마트 공장을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뒷받침하기 위해 재정과 법제도 정비에 나섰다. 올해 산업부의 AI 관련 예산을 얼라이언스 중심으로 재편하고, 내년 예산은 당초 5천651억 원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난 1조1천347억 원으로 편성했다. 아울러 ‘산업인공지능전환촉진법(가칭)’을 새로 제정해 기업 간 협력과 기술 상용화를 제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민간 펀드인 국민성장펀드와 국가 AI 컴퓨팅센터 등과도 연계해 자금과 연구 환경, 인프라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세계적 제조 기업은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AI 기술 경쟁력에서는 아직 후발 주자라는 점을 짚으며, 이제는 단순 제조가 아닌 AI 기반 산업 생태계 전환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민간에서는 기존 수출 주도형 모델의 한계를 지적하며,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산업 자체 수출 모델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더해졌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제조업의 경쟁력 회복뿐 아니라 AI 관련 신산업 육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과 민간 참여가 시너지를 내게 되면, AI 중심의 새로운 제조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