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시범 단계를 넘어 실전으로 전환하려 애쓰고 있는 가운데, 핵심적인 전환점으로 떠오른 개념이 바로 ‘에젠틱 AI’ 플랫폼이다. 단순한 자동화 시스템에 머물던 인공지능 기술을 신뢰성과 보안, 설명 가능성까지 감안한 완성도 높은 플랫폼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기존 접근 방식 이상의 새로운 구조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마케팅 책임자인 샤일레쉬 만체레카르(Shailesh Manjrekar)는 최근 열린 'Agentic AI Unleashed 2025' 컨퍼런스에서 "대형 언어 모델(LLM)은 그저 수단일 뿐, 실질적인 가치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이를 둘러싼 거버넌스와 관찰 가능성, 설명력, 신뢰, 보안을 아우르는 체계적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Fabrix.ai에서 기업 대상 에젠틱 AI 플랫폼을 설계하고 있으며, 그 핵심은 분산된 데이터와 개별 AI 에이전트를 다중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통합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컨퍼런스 토론에서 만체레카르와 업계 분석가들은 기업들이 실제 운영 단계에 AI를 적용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단발성 파일럿 프로젝트는 가능하지만, 이를 500여 개의 운영 자산에까지 확장하려면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자동화 체계 전반의 정비가 필수라는 것이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AI 성능은 확보했음에도 운영 현장에선 여전히 ‘마지막 1마일’에서 발목을 잡히고 있다고 진단했다.
에젠틱 AI의 구조는 이 같은 병목 지점을 해소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정한 결과를 목표로 하는 멀티 에이전트워크플로우를 통해 다양한 업무 수행을 분산 처리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과 실행 속도를 동시에 높이게 된다. 예를 들어, 일부 대형 언어 모델이 판단자로서 결정을 내리고, 다른 모델이 에이전트로서 행동을 수행하는 구조가 이뤄진다.
업계에선 이러한 체계가 기존 AIOps 대비 한 단계 진화한 모델로 평가된다. 데이터 사일로를 해체하고 유연한 운영 체계를 구현함으로써, 단순히 ‘보여주기식’ AI에서 벗어난 실질적 전환을 도모하는 것이다.
Fabrix.ai가 강조하는 이 플랫폼 전략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AI가 기업 운영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기 위한 필수 기반으로 부상하고 있다. 책임성과 확장성을 모두 갖춘 AI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는, 이제 에젠틱 AI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조건’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