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흔들리고 있다. 비트코인(BTC)이 연중 최저치까지 하락하고, 기관 투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가운데, 리퍼블릭 테크놀로지스가 이더리움(ETH)을 대량 매입하기 위해 1억 달러(약 1,000억 원)를 조달했다.

디지털 자산 전문 기업 리퍼블릭 테크놀로지스는 최근 1억 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해 이더리움 보유 전략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금융 구조가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전환사채는 이자율이 0%이며, 이더리움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담보를 요구하지 않는 형태다. 또한 정기적인 이자 상환 의무도 없다. 리퍼블릭은 주식 희석을 최소화하는 조건으로 조달에 나섰으며, 이 점에서 최근 워런트 발행으로 주식 가치가 희석된 비트마인 이머전(BitMine Immersion)의 3억 6,500만 달러(약 3,650억 원) 조달 사례와 대비된다고 밝혔다.

이번 자금 조달은 리퍼블릭이 이더리움 전략적 보유 확대에 나서는 발판이다. 회사 측은 이미 18개 이상의 상장사가 비슷한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기관 중심의 이더리움 축적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스(CoinShares)는 이번 주 암호화폐 투자상품에서 6억 달러(약 6,000억 원)가 넘는 자금이 유출되며 지난 2월 이후 최대 규모의 이탈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과 함께 투자자 사이 ‘패닉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와중에 비트코인은 한때 올해 최저가를 기록하며 기관 유출과 함께 시장의 위축을 드러냈다. 하지만 리퍼블릭처럼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요 자산으로서 이더리움을 확보하려는 기업 전략은, 단기 하락 속에서도 디지털 자산에 대한 구조적 신뢰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