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랄 AI가 최대 30억유로(약 4조5585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성사될 경우 기업가치는 200억유로(약 30조3900억원)로 뛰어오르며, 지난해 9월 평가액의 두 배에 가까워진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프랑스 기반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사 미스트랄 AI SAS가 투자자들과 자금 조달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13일 보도했다. 이번 라운드 규모는 30억유로 수준으로, 달러 기준 약 35억달러에 해당한다. 원화로는 약 5조3183억원이다. 다만 보도에서는 참여 투자자 명단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기존 투자자의 후속 참여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미스트랄 AI는 지난해 9월 17억유로 투자를 유치했으며, 당시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 홀딩스가 투자를 주도했다. 이 밖에도 엔비디아($NVDA), 세일즈포스 벤처스, 주요 벤처캐피털들이 투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자금 조달설은 미스트랄 AI가 최근 산업 엔지니어를 겨냥한 인공지능 제품 개발 계획을 공개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회사는 맞춤형 AI 모델을 포함한 신제품군을 준비 중이며, 이를 ‘피직스 AI’라고 부른다. 물리 법칙과 공학 계산에 특화한 AI로, 설계안을 빠르게 여러 버전으로 생성하고 시뮬레이션으로 성능을 검증하는 도구까지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피직스 AI’로 제조·설계 시장 정조준
미스트랄 AI가 내세우는 ‘피직스 AI’는 일반적인 대형언어모델과 결이 다르다. 이 기술은 복잡한 물리 현상을 설명하는 데 쓰이는 편미분방정식 풀이에 최적화돼 있어, 자동차와 항공기 공력 해석 같은 계산유체역학 분야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미스트랄 연구진은 관련 학습 데이터셋과 논문을 잇달아 공개해 왔고, 과거에는 핵융합 연구에 AI를 적용하는 방안도 다룬 바 있다.
회사는 지난 5월 피직스 AI 모델 개발 도구를 만든 스타트업 에미를 인수하며 기술 기반도 보강했다. 업계에서는 미스트랄 AI가 이번 투자금을 산업용 AI 제품 상용화와 인재 확보, 연산 인프라 확충에 집중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오픈소스 강점에 유료 서비스 더해 수익화
미스트랄 AI는 지금까지 6개가 넘는 오픈웨이트 모델을 공개하며 유럽 AI 진영의 대표 주자로 자리 잡았다. 가장 최근 공개한 ‘미스트랄 미디엄 3.5’는 지난 4월 출시됐으며, 1280억개 매개변수를 바탕으로 일부 코딩 벤치마크에서 자신보다 세 배 이상 큰 모델을 앞서는 성능을 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으로 한 유료 클라우드 서비스도 수익원으로 키우고 있다. 문서 요약과 코드 생성, 공장 장비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AI 비서 ‘미스트랄 바이브’, AI 에이전트 개발 플랫폼 ‘스튜디오’, 맞춤형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 도구와 AI 최적화 클라우드 인프라가 대표적이다. 오픈소스와 상용 서비스를 함께 가져가는 전략이 투자자들에게 성장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픈AI·앤트로픽·프로메테우스와 정면 승부
미스트랄 AI의 자금 조달 추진은 글로벌 AI 경쟁이 더 거세지는 시점과 맞물린다. 경쟁사인 오픈AI와 앤트로픽은 기업공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이번 주에는 제프 베이조스가 지난해 설립한 프로메테우스가 120억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프로메테우스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업무 자동화를 내세우고 있어, 미스트랄 AI의 ‘피직스 AI’ 전략과 직접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이번 투자 유치가 성사된다면 미스트랄 AI는 단순한 유럽 AI 스타트업을 넘어 산업용 AI 분야의 핵심 플레이어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다. 다만 높은 기업가치가 정당화되려면 오픈소스 경쟁력뿐 아니라 실제 제조·설계 현장에서 매출과 활용 사례를 얼마나 빠르게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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