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최근 거액의 XRP를 미확인 월릿으로 이체한 사실이 포착되면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가들은 이 움직임이 단순한 내부 조정이 아닌 전략적 자금 운용의 일환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XRPL스캔에 따르면, 리플(Ripple)은 최근 신규 생성된 지갑 주소로 약 5억 달러(약 6,950억 원) 상당의 리플(XRP)을 이체했다. 전송된 XRP는 총 2억 1,999만 9,998개로, 총 세 건의 트랜잭션으로 나뉘어 이뤄졌다. 구체적으로는 7,299만 9,998개, 7,400만 개, 그리고 7,300만 개가 각각 별도의 트랜잭션으로 이동됐다. 이 계정들은 하나같이 다양한 보안 장치 없이 개설돼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해 XRP 밸리데이터 중 한 명인 Vet는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전송된 XRP가 에스크로에도 묶여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멀티시그(다중 서명)도 설정돼있지 않다”며, 자산 가치에 비해 매우 허술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거래가 이뤄진 시점도 시장에서 주목받는 배경 중 하나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리플은 최근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AT)를 설립하며 최소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규모의 XRP를 조달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자금은 특수목적법인(SPAC)을 통해 마련될 예정이며, 일부는 리플이 현재 보유 중인 XRP에서 출처가 마련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리플은 최근 기업용 재무관리 솔루션 업체 GTreasury를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에 인수했다. 이는 올해에만 세 번째 굵직한 기업 인수 사례로, 기업 트레저리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리플은 프라임 브로커 히든로드(Hidden Road)와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레일(Rail)도 잇따라 인수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XRP 이체가 단순한 내부 이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기업 인수, 자산 누적, 디지털 트레저리 구축 등이 맞물리며, 리플의 XRP 활용 전략이 본격화되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자산 이동이 향후 리플 관련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향후 리플이 이 자산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따라 XRP 가격 변동성도 동반될 가능성이 있어, 시장 참여자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