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의 완전희석가치(FDV)가 솔라나(SOL)를 넘어섰다. 500억 달러(약 75조2100억 원)에서 560억 달러(약 84조2350억 원)로 역전된 이번 변화는 시장 자금이 ‘순위 변화’를 공식화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같은 기간 하이퍼리퀴드 토큰 HYPE는 24시간 동안 20% 상승한 58.6달러를 기록한 반면, 솔라나는 2.2% 상승에 그쳤다. 이 같은 수익률 격차는 단순한 변동성이 아니라, 자본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향성 있는 선택’으로 읽힌다.
‘파생상품 DEX’에 쏠린 유동성…하이퍼리퀴드의 차별화
하이퍼리퀴드는 범용 레이어1 위에 얹힌 탈중앙화거래소(DEX)가 아니다. 자체 메인넷에서 구동되는 파생상품 특화 레이어1으로, 초저지연 거래와 서브초(finality)를 앞세워 기관 자금을 끌어들였다.
수수료 구조도 경쟁력의 핵심이다. 퍼페추얼 거래 기준 테이커 수수료 0.045%, 메이커 수수료 0.015%로 중앙화 거래소보다 낮은 수준을 제시하며 전문 트레이딩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이 구조는 곧 ‘수수료 엔진’으로 이어졌다. 최근 7일 기준 프로토콜 수수료에서 하이퍼리퀴드는 1260만 달러(약 189억 원)를 기록하며 솔라나의 1180만 달러를 넘어섰다. 1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역전이다.
아르테미스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누적 명목 거래량은 26조 달러에 달한다. 이는 디파이 채택 속도가 한 사이클에 압축됐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단순 예치 자금이 아니라 ‘실제로 거래되며 수익을 창출하는 유동성’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솔라나 vs 하이퍼리퀴드…서로 다른 게임
다만 이번 FDV 역전이 모든 면에서 하이퍼리퀴드의 우위를 의미하진 않는다. 솔라나는 여전히 구조적으로 강력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솔라나는 밈코인, 소비자 앱, 결제 인프라, NFT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며 비자, 페이팔, 스트라이프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결제 인프라로 채택하고 있다. 이는 파생상품 중심 체인인 하이퍼리퀴드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이다.
또한 개발자 수, 검증자 분산성, 앱 다양성 등에서도 솔라나가 앞서 있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아문디 역시 솔라나를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과 함께 기관 투자 자산군으로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하이퍼리퀴드는 ‘집중형 베팅’에 가깝다. 파생상품 거래라는 고마진 영역에 특화된 만큼, 시장 심리 변화나 경쟁 프로토콜 등장 시 리스크도 함께 커진다. 실제로 솔라나 기반의 주피터, 드리프트 등도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결국 두 체인은 같은 경쟁선상에 있지 않다. 솔라나는 ‘광범위한 생태계와 기관 채택’에 대한 투자이고, 하이퍼리퀴드는 ‘디파이 파생상품 시장 장악’에 대한 집중 베팅이다.
이번 FDV 역전은 승패를 가르는 신호라기보다, 자본이 서로 다른 내러티브에 동시에 베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