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생산 절반 감축…中 반도체 제재 여파, 車업계 전방위 충격파

연합뉴스

2025.10.29 (수) 19:45

혼다가 캐나다 공장의 생산을 절반으로 줄이며, 반도체 공급 부족이 전 세계 완성차 업체로 번지고 있다. 중국의 칩 수출 차단이 배경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큰 충격이 예상된다.

혼다 생산 절반 감축…中 반도체 제재 여파, 車업계 전방위 충격파 / 연합뉴스

일본 혼다가 북미 생산 라인을 줄이기로 하면서, 반도체 공급망 불안정이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캐나다 온타리오주 앨리스턴 공장의 생산 축소는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에 연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월 28일(현지시간), 혼다가 캐나다 앨리스턴 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절반 수준으로 감축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장은 시빅 세단과 CR-V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조립하는 혼다의 핵심 생산기지 가운데 하나로, 감산 이후 오는 29일부터는 일주일간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다. 이후 재가동은 주 후반부터 절반 수준의 생산으로 시작될 계획이다.

이번 감산 조치는 반도체 공급에 차질이 생긴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업체 넥스페리아가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를 사용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넥스페리아는 차량 한 대에 약 500개에 달하는 칩을 제공하는 주요 공급처로, 자동차 내 엔진 제어기·안전 시스템·전장 장치 등에 주로 사용되는 범용 반도체를 생산한다.

공급 차질의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제재 조치가 있다. 최근 중국은 넥스페리아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반도체의 수출을 전면 차단했다. 넥스페리아는 원래 네덜란드 기업이었으나, 2019년 중국 IT 기업 윙테크에 인수된 이후 상하이, 베이징, 선전 등 중국 주요 도시에 생산 및 포장 시설을 운영 중이다. 이번 수출 차단은 네덜란드 정부가 기술 유출을 우려해 넥스페리아의 경영권 장악에 나선 데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혼다 대변인은 북미 전역에서 비슷한 수준의 일시적 생산 중단 및 조정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번 사태가 해당 자동차업체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제조사로도 번질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러한 공급망 불안이 조만간 전 세계 자동차 생산에 폭넓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반도체 공급 제약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또 한 차례 코로나19 때와 유사한 부품 부족 여파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체 조달처가 뚜렷하지 않은 범용 반도체의 경우, 공정의 일부만 멈춰도 완제품 생산 전체가 중단될 수 있는 만큼, 각국 정부와 기업 모두 위기 대응 시나리오를 서둘러 준비할 필요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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