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예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면서, 증시 등 다른 자산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고객 자금을 붙잡기 위한 수신 경쟁이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시장금리 변화에 대응하는 측면도 있지만, 다음 달 출시를 앞둔 청년미래적금이 시중 자금을 빨아들일 수 있다는 점도 은행들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대표 예금 상품인 KB Star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1%포인트 인상했다.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만기 금리는 연 2.65%에서 2.75%로 올랐고, 6개월 이상 9개월 미만과 9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금리는 각각 연 2.80%에서 2.85%로 조정됐다. 은행은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흐름, 자금 조달 여건 변화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KB국민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주기·혼합형 금리도 지표가 되는 5년물 금융채 금리 상승 폭 0.16%포인트만큼 인상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19일부터 주력 상품인 우리 원 플러스 예금 금리를 최대 0.1%포인트 높인다. 3개월 만기 금리는 연 2.65%에서 2.75%로, 6개월 만기 금리는 2.80%에서 2.85%로 각각 올라간다. 다만 대출 부문에서는 서민·실수요자 지원 성격의 우대 조건을 넓혔다. 아파트 담보대출에 적용 중인 포용금융 우대금리를 확대해, 5년 변동금리 기준 수도권 0.30%포인트, 비수도권 0.50%포인트였던 우대 폭을 모두 1.10%포인트로 높이기로 했다. 이는 무주택자의 구입자금 대출이나 1주택자의 생활안정자금 대출에 적용되며, 비거치식 분할상환과 5년 변동금리를 선택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번 경쟁은 이미 다른 은행들로도 번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11일 3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2.65%에서 2.75%로 0.1%포인트 올렸고, 6개월 만기 금리도 2.80%에서 2.85%로 조정했다. 반면 12개월 만기 금리는 그대로 뒀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지난 16일부터 정기예금과 자유적금 등 주요 수신 상품 금리를 최고 0.1%포인트 인상했다.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10%에서 3.20%로, 12개월 만기 자유적금 금리는 연 3.25%에서 3.35%로 높아졌다. 금융권에서는 다른 시중은행들도 예금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다시 손보는 배경에는 이른바 머니무브가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예금에 머물던 돈이 주식시장이나 다른 투자처로 이동하기 쉬운데, 은행 입장에서는 수신 잔액이 줄면 안정적인 자금 조달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 여기에 6월부터 출시될 청년미래적금도 변수가 되고 있다. 청년미래적금은 3년 고정금리로 기본금리 5%에 기관별 우대금리 2~3%포인트가 더해져 최고 7~8% 수준이 가능해, 일반 은행 상품보다 금리 매력이 훨씬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은행권의 수신 경쟁을 더 자극할 가능성이 있으며,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 조정이 함께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자금 선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