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 시장이 코스피 급등에 힘입어 시가총액 500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주식시장이 빠르게 뛰면서 ETF 가격이 동반 상승한 데다 상품 수와 자금 유입이 함께 늘어난 결과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 1천132개의 시가총액 합계는 506조1천14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ETF 시가총액이 500조원을 돌파한 것은 2002년 10월 유가증권시장에 ETF가 처음 도입된 뒤 24년 만이다. ETF는 특정 주가지수나 자산 가격 흐름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만든 상품으로, 개인과 기관이 분산투자를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저변을 넓혀왔다.
이번 기록은 최근 증시 상승 속도와 맞물려 더 주목된다. ETF 시가총액은 지난 4월 15일 400조원을 넘어선 뒤 불과 42일 만에 100조원이 더 늘었다. 성장 속도도 갈수록 가팔라졌다. 2023년 6월 100조원을 넘어선 뒤 2025년 6월 200조원, 올해 1월 5일 300조원을 차례로 돌파했고, 이후 반년도 지나지 않아 500조원 고지를 밟았다. 같은 날 코스피는 장중 8,000선을 크게 웃돌며 뛰어올랐는데, 지수 상승이 국내 주식형 ETF를 중심으로 시가총액 확대를 밀어 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ETF의 실제 자산 규모를 보여주는 순자산도 50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순자산은 펀드가 실제 보유한 주식과 채권 등 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으로, 시가총액과 함께 시장의 실질 몸집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5월 26일 기준 전체 ETF 순자산은 491조589억원, 시가총액은 494조4천30억원이었다. 하루 뒤 증시가 급등한 점을 고려하면 순자산 역시 사상 처음 500조원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확한 순자산 수치는 장 마감 뒤 최종 집계된다.
ETF 시장의 급성장은 국내 투자 문화가 개별 종목 중심에서 지수·테마·자산배분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거래 편의성과 낮은 비용, 다양한 상품 구조가 맞물리면서 ETF는 대표적인 대중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증시 방향과 자금 유입 규모에 따라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시장이 커질수록 상품 쏠림과 변동성 확대 같은 부작용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과제도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