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충돌 재확산 우려가 국제금융시장을 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양해각서 종료를 시사했지만 전면전 재개 가능성은 부인했다.
9일 국제금융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가 사실상 끝난 것 같다고 밝혔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서는 일부 위원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이유로 금리인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일본 장기금리는 30년래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정부는 경제재정운영지침에 안정적 물가상승 관련 문구를 추가했다. 국제금융시장은 중동 긴장 고조 속에 미국 주가가 하락하고 달러화는 강보합, 금리는 상승했다.
중동 충돌과 미국 통화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의 뤼터 사무총장과 대화에서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가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 발언이 최근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란이 호르무즈를 통과하던 상선 3척을 공격하자 미군은 이란 내 80개 표적을 공습했다. 이에 맞서 이란도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군 시설 85곳을 타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회담에도 회의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란의 새 지도부가 합리적이지 않으며 합의를 원하는지도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또 ‘그냥 끝내자’고 덧붙이면서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양국 간 협상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공격이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과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미국의 대이란 공격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며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이란 핵 프로그램이 유럽연합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미국의 공습과 대이란 원유 제재 재개로 종전 합의의 핵심이 무력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토 보전, 국가 주권,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란군은 호르무즈를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가 자신들이 제시한 항로라고 강조했다. 중동 관련 발언과 군사 충돌은 금융시장 전반의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국제금융시장: 주가 하락, 유가·금리 상승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S&P500지수는 중동 긴장 고조 등으로 0.28% 하락한 7482.7을 기록했다. 장중 저가매수가 유입되며 낙폭은 축소됐지만 위험회피 분위기는 이어졌다. 유럽 스톡스600지수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여파로 1.61% 하락한 635.91을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2.11% 내린 6만6819, 한국 KOSPI는 5.35% 하락한 7246.8로 집계됐다.
환율시장에서는 달러화지수가 안전자산 선호 강화 속에 0.03% 오른 101.05로 강보합을 보였다. 유로화는 1.1417로 0.04% 강보합을 나타냈다. 엔화 가치는 162.59로 0.30% 하락했다. 뉴욕 1개월물 NDF 종가는 1504.9원이며, 스왑포인트를 감안하면 1505.9원으로 0.50% 상승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3bp 오른 4.58%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미국 국채시장 영향과 재정지출 확대 계획 등으로 10bp 상승한 3.09%를 나타냈다. 일본 10년물 금리는 2.87%로 1bp 올랐다. 한국 CDS는 22bp로 전일 대비 변동이 없었고 강보합으로 평가됐다.
위험지표인 VIX는 16.90으로 4.77% 상승했다. 원자재시장에서는 브렌트유가 중동 리스크를 반영해 78.02달러로 5.20% 급등했다. 금은 4077.4로 0.70% 하락했다. 보고서의 금융시장 주요 지표는 S&P500과 KOSPI, 미국과 한국 10년물 국채금리,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 브렌트유와 유럽 천연가스, VIX와 EMBI+, 달러-원 스왑베이시스와 한국 CDS 흐름을 함께 제시했다.
국가별 동향과 예정 지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대체로 노동시장이 개선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부 위원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수 있어 금리인상이 필요 없다고 봤다. 반면 다른 위원들은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어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위원들은 논의 끝에 결국 금리동결을 결정했다.
시장은 연준이 14일 발표될 6월 소비자물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특히 유가 하락의 영향과 향후 물가 전망이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3.0%로 낮췄다. 중동전쟁, 글로벌 무역의 분절, AI 관련 기대 조정 가능성을 위험 요인으로 거론했으며 2027년 성장률은 3.4%로 올해보다 다소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증시에서 최근 M7 주가가 다른 반도체 관련주보다 부진하지만 이를 경시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M7이 여전히 매우 강력한 가격 결정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중국에서는 정부가 자국 주요 AI 기업의 엔비디아 H200칩 구매를 제한적으로 허용했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급증하는 AI 연산 수요로 중국이 정책 기조 일부를 조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애플이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메모리칩 사용을 위한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일부 기업에 대해 광범위한 재무 점검을 시행했다. 이는 과도하게 높은 신용등급 부여를 막아 채권시장의 왜곡과 혼란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제시됐다. 이날 주요 경제 이벤트로는 미국 주간 신규실업급여 청구와 뉴욕 연은 윌리엄스 총재 발언이 예정됐다.
일본에서는 8일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장중 2.865%를 기록해 1996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정부의 경제재정운영지침인 ‘호네부토’에서 재정확장 기조가 확인되며 국채공급 증가 불안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을 정부가 견제한다는 일부 우려를 줄이기 위해 ‘안정적인 물가상승의 실현에 기여하는 적절한 통화정책 운영’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25%에서 2.50%로 인상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 범위를 웃돈다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2분기 3.9%로 정점을 지나 이후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상승률은 2027년 중반 목표 수준인 2%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통화정책 흐름은 주요국에서 인플레이션 판단과 금리 경로가 여전히 핵심 변수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일본의 장기금리 상승과 뉴질랜드의 금리인상은 글로벌 채권시장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제시됐다.
해외시각과 외신 평가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전쟁 종전이 모호한 양해각서 등으로 실패가 불가피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양해각서가 사실상 종료된 것 같다고 밝히며 이란 지도부를 비난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상호 보복 공격이 본격적인 군사 충돌로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에서 승리하지 않았음에도 조급하게 승리를 선언했다고 지적했다. 또 양해각서가 모호한 표현으로 일관했고,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항행 보장이라는 미국 입장과 절대적 통제라는 이란 입장 차이가 이미 파국을 예고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옵션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인상 전망 후퇴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연준의 워시 의장이 인플레이션 위험이 다소 감소했다고 언급하면서 옵션시장에서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연준 정책경로에 민감한 SOFR 연동 옵션거래에서 금리인상 전망 후퇴 가능성을 감안한 헤지 포지션이 증가했다. 예상보다 부진한 6월 비농업 고용, 중동전쟁 종전 협상 시작에 따른 유가 하락과 인플레이션 완화도 추가 금리인상 필요성을 제한했지만, 스왑시장은 연말까지 32bp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블룸버그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증시의 AI 쏠림 속에서 도미노식 충격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상품은 개인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입힐 가능성이 있으며, 변동성 드래그로 하락장뿐 아니라 횡보장에서도 펀드 가치가 소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왑 수수료와 스프레드, 토탈리턴스왑 제공 은행들의 헤지 비용도 투자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 2022년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450개 이상 출시되고 규모가 1500억 달러를 넘은 가운데 AI·반도체 종목 집중이 심화돼, 하락 국면에서는 유사 상품의 동시 매도가 시장 충격을 키울 소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AI 투자 붐으로 인한 증시 호황이 채권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빅테크는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으며, 모건스탠리는 올해 AI 관련 투자등급 회사채 규모가 3500억~4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국제결제은행은 해당 빅테크가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신용도로 AI 관련 회사채가 현재는 안전해 보일 수 있지만 금융위기가 안전하다고 여겼던 자산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사례를 상기할 필요가 있으며, 투자자의 선별 능력이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숙련 노동자 부족 등으로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급증이 환경 부담 논란을 키우며 투명성 요구를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유럽의 국방비 지출 확대가 의미 있는 수준의 경제 승수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에 대해 과거 주룽지 총리가 추진했던 과감한 구조조정이 요구된다고 지적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드론의 정유시설 공격 등으로 연료 부족과 물가 급등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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