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에 베팅한 레버리지드 펀드의 순매도 포지션이 6월 말 13만7828계약까지 쌓인 뒤 8월 말 선물 기준 7만7042계약으로 줄었다. 일본과 미국의 외환시장 개입 이후 엔화 숏 부담은 낮아졌지만, 남은 포지션과 달러 흐름은 비트코인(BTC)을 포함한 위험자산 시장에서 계속 확인해야 할 변수로 남았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일본 엔(CME) 옵션·선물 합산 보고서에서 레버리지드 펀드는 롱 7만483계약, 숏 20만8311계약을 보유했다. 순숏은 13만7828계약이었다.
8월 25일 금융선물 보고서에서는 롱 6만6528계약, 숏 14만3570계약으로 집계됐다. 순숏은 7만7042계약으로, 직전 주보다 9071계약 줄었다.
두 수치는 같은 분모가 아니다. 6월 말 자료는 옵션과 선물을 합산했고, 8월 25일 자료는 선물만 반영했다. 다만 레버리지드 펀드가 엔화 약세 쪽으로 크게 기울어 있었다가 이후 포지션 부담을 줄였다는 흐름은 확인된다.
CFTC의 레버리지드 펀드는 통상 헤지펀드 성격의 투자자를 가리키지만 법적 의미의 헤지펀드 전체와 같지는 않다. 같은 8월 25일 보고서에서 비상업거래자 전체의 일본 엔 순숏은 6만3298계약으로 집계돼 레버리지드 펀드 수치와 직접 동치로 볼 수 없다.
일본 재무성은 한국시간 8월 1일 미국 재무부와 협조해 엔화를 매수했다. 재무성은 성명에서 과도한 변동과 무질서한 움직임에 대응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일본 재무성이 공개한 7월 30일부터 8월 26일까지의 외환평형조작 규모는 15조3993억엔이었다. 앞서 본지는 일본 재무성의 월간 공표 절차와 관련해 지난달 말 이후 개입 규모가 월간 자료에서 공식 확인될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개입 이후 엔화는 단기적으로 강세 흐름을 보였다. 9월 4일 공개된 외환시장 보도에서 엔화는 달러당 155.25까지 올랐고, 주간 기준 2.2~2.5%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 움직임은 7월 공동 개입 이후 엔화 숏 포지션을 유지하던 투자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엔화가 강해지면 숏 포지션의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레버리지 포지션을 줄이려는 압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국 가상자산 투자자가 이 사안을 보는 지점은 엔화 자체보다 엔 캐리 트레이드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낮은 금리의 엔화로 자금을 조달해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구조다.
엔화가 갑자기 강해지면 차입 비용과 환차손 부담이 동시에 커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는 위험자산 포지션을 줄이거나 달러 유동성을 확보하려 할 수 있고, 변동성이 큰 자산일수록 가격 흔들림이 커질 수 있다.
다만 이번 흐름을 곧바로 가상자산 매도 압력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코인데스크(CoinDesk)는 8월 3일 기사에서 미·일 공동 개입이 BTC의 엔 캐리 트레이드 우려를 되살렸다고 전하면서도, 52주 기준 BTC와 달러·엔 환율의 상관계수가 -0.90 수준이었다고 짚었다.
코인데스크는 이 수치가 엔화 강세 자체보다 달러 강세를 더 큰 변수로 볼 여지를 준다고 해석했다. 엔화 숏 청산만으로 BTC 가격 흐름을 설명하기 어렵고, 달러 방향과 미국 금리 기대를 함께 봐야 한다는 의미다.
일본 측의 정책 신호도 시장이 보는 축이다. 일본 재무성은 8월 31일 미국 재무장관과의 회동 뒤 질서 있는 엔화 시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외환시장 변동성 관리가 단발성 조치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경계감을 키운다.
결국 확인된 사실은 세 가지다. 엔화 숏 포지션은 6월 말 크게 누적됐고, 일본은 한국시간 8월 1일 미국과 함께 엔화 매수 개입에 나섰으며, 8월 말 기준 레버리지드 펀드의 엔 순숏은 줄었지만 여전히 남아 있다.
엔화 강세의 직접 원인을 숏 청산 하나로 못 박기보다 달러 강세, 일본은행 정책 기대, 추가 개입 경계가 함께 작용한 시장으로 보는 편이 사실에 가깝다. 다음 확인 지점은 CFTC의 후속 주간 포지션과 일본 재무성의 월간 외환평형조작 공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