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관련 선박에 대한 봉쇄를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13일 장중 큰 폭으로 올랐다. 중동의 군사 충돌이 다시 격화하는 상황에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이 즉각 반응한 것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은 미국 동부시간 오후 2시 21분 기준 배럴당 78.3달러로 9.7% 상승했다. 같은 시각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배럴당 83.3달러로 9.50% 올랐다.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미국 유가의 대표 지표이고, 브렌트유는 유럽과 국제시장에서 널리 기준으로 쓰이는 가격이어서 두 지표가 함께 급등했다는 것은 공급 차질 우려가 전 세계로 번졌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재개를 꼽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해상 봉쇄 재개 방침을 밝히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모든 화물에 대해 미국이 선적 화물의 20%를 안전보장 통행료 명목으로 받겠다고 언급한 점이 부담을 키웠다. 원유 시장은 실제 공급 차질이 발생했는지뿐 아니라 앞으로 운송 비용이 얼마나 오를지, 선박 운항이 얼마나 지연될지를 미리 가격에 반영하는 경향이 있어 이런 발언만으로도 가격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와 액화천연가스가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주요 해상 통로다. 이 지역에서 봉쇄나 통행 제한 가능성이 커지면 원유 공급 자체가 줄지 않더라도 보험료와 운송비, 위험 프리미엄이 한꺼번에 뛴다. 결국 정유사와 수입국의 조달 비용이 높아지고, 이는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같은 에너지 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물가와 무역수지 측면에서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앞으로도 국제 유가는 군사적 긴장 수위와 실제 해상 통제 조치가 어느 정도로 이어지는지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시장은 미국의 추가 군사 행동과 이란의 대응,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실제로 얼마나 제한되는지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이 길어지면 단기적인 유가 급등을 넘어 세계 물가와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