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양자컴퓨팅 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직접 지분까지 확보하기로 하자 22일 국내 증시에서 관련 종목과 상장지수펀드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미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양자컴퓨팅이 민간 기대를 넘어 국가 전략산업으로 한층 더 분명하게 자리 잡았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빠르게 몰린 것이다.
이날 양자컴퓨터 관련주로 분류되는 포톤은 전 거래일보다 30.00% 오른 2천73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케이씨에스는 15.61%, 엑스게이트는 24.19%, 우리로는 10.85%, 한국첨단소재는 21.54%, 아톤은 8.88% 상승했다. 개별 기업의 실적이나 단기 사업 변화보다는, 미국발 정책 뉴스가 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를 자극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양자컴퓨팅은 기존 반도체나 인공지능과 결합해 장기적으로 산업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는 만큼, 정책 지원 소식이 곧바로 관련주 전반의 투자 심리를 끌어올린 셈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양자컴퓨팅 테마 상장지수펀드도 동반 급등했다. 글로벌 양자컴퓨팅 산업에 투자하는 KoAct글로벌 양자컴퓨팅 액티브 ETF는 15.55% 오르며 장중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고, SOL 미국양자컴퓨팅TOP10은 16.06%, RISE 미국 양자컴퓨팅은 7.95% 올라 역시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특정 종목이 아니라 산업 전체에 분산 투자하는 ETF까지 강하게 반응했다는 점은, 시장이 이번 소식을 개별 기업 호재가 아니라 양자 생태계 전반의 가치 재평가 신호로 받아들였다는 뜻으로 읽힌다.
매수세의 배경에는 미국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 방안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아이비엠을 포함한 9개 양자컴퓨팅 기업에 총 20억달러, 우리 돈 약 3조원 규모의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단순한 보조금 지급에 그치지 않고, 미국 정부가 지원 대상 기업의 소수 지분도 함께 취득하는 방식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정부가 기술 개발을 돕는 수준을 넘어 산업 성장의 이해관계자로 직접 참여하겠다는 의미여서, 시장에서는 미국이 양자컴퓨팅을 국가 경쟁력과 안보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양자컴퓨팅 산업 육성을 위한 행정명령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기대는 더 커졌다.
양자컴퓨팅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에 있어 실적보다 기대가 먼저 움직이는 대표적인 분야다. 그만큼 주가 변동성도 큰 편이지만, 주요국 정부가 경쟁적으로 지원에 나서면 관련 기업과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기술 성과와 수익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단기 과열 우려도 커질 수 있어, 시장의 기대가 정책 발표를 넘어 산업의 실질 진전으로 이어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