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15일 공시를 통해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 중인 두나무 주식 228만4천주를 다음 달 15일 처분한다고 밝혔다. 거래 금액은 1조32억5천만원이다.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비상장사로, 국내 가상자산 시장 확대와 함께 기업가치가 크게 뛰어온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번 매각은 단순한 지분 정리를 넘어, 급변하는 기술 산업 환경에서 보유 자산을 현금화해 새로운 투자 여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면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의 두나무 보유 주식은 140만6천50주로 줄고, 지분율도 4.03%로 낮아진다. 카카오 측은 처분 목적을 미래 투자재원 확보라고 설명했다. 최근 기업들이 금리 부담과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비핵심 자산 일부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도 전략적 자산 재배치의 성격이 짙다. 특히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인공지능 분야는 선행 투자 규모가 크고 기술 경쟁 속도도 빨라, 안정적인 실탄 확보가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영역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을 계기로 카카오그룹의 초기 투자 성과에도 다시 눈길을 보내고 있다. 카카오벤처스는 2013년 두나무에 2억원을 처음 투자했고, 카카오는 2015년 33억원을 추가로 넣었다. 이번 처분 금액과 남은 지분 가치를 같은 거래 단가로 단순 계산하면, 카카오의 2015년 투자금은 약 500배 수준의 가치로 불어난 셈이다. 스타트업 초기 투자에서는 실패 가능성도 큰 만큼, 이런 수준의 회수 성과는 국내 정보기술 업계에서도 드문 사례로 볼 수 있다.
카카오는 확보한 자금을 인공지능을 포함한 미래 성장 사업에 투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인공지능 사업 성장 가속화가 현재 회사의 우선순위라며, 관련 투자 재원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인공지능뿐 아니라 다양한 신성장 동력 마련이 그룹 전체의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보유 지분의 평가이익을 장부에 쌓아두기보다 실제 현금으로 바꿔, 향후 사업 재편과 신사업 확대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정보기술 대기업들이 보유한 투자자산을 선별적으로 정리하고, 그 자금을 인공지능과 같은 고성장 분야에 다시 배분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비상장 혁신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와 회수의 선순환이 자리 잡을 경우, 국내 벤처 투자 생태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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