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을 재무자산으로 보유해 온 상장사 5곳이 2분기에 합산 약 100억 달러(약 14조120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손실 규모는 컸지만 주가는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았고, 시장의 관심은 손실 자체보다 주당 가상자산 보유량과 자금조달 방식으로 옮겨갔다.
포사이트뉴스는 스트레티지(Strategy), 비트마인($BMNR), 샤프링크게이밍($SBET), 메타플래닛(3350), Strive 등 5개 디지털자산 재무기업(DAT)의 상반기 누적 손실이 300억 달러(약 42조3600억원)를 넘었다고 전했다. DAT는 상장사가 비트코인(BTC)이나 이더리움(ETH) 같은 가상자산을 회사 재무자산으로 보유하는 구조를 말한다.
손실의 중심에는 보유 가상자산의 공정가치 평가가 있었다. 스트레티지는 2분기에 82억2000만 달러(약 11조6070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이 가운데 BTC 보유분 평가손실은 83억2000만 달러(약 11조7480억원)였다. 스트레티지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보고서도 6월 30일 종료 분기 순손실과 비트코인 부문 손실의 주된 원인을 디지털자산 미실현 손실로 설명했다.
샤프링크게이밍은 3억9400만 달러(약 556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비트마인은 회계연도 기준 3~5월 분기에 8360만 달러(약 1181억원) 손실을 냈고, 최근 9개월 누적 순손실은 90억 달러(약 12조7080억원)를 넘었다. 메타플래닛은 상반기에 1828억 엔 순손실을 냈으며, 이 가운데 2분기 손실은 약 4억3000만 달러(약 6072억원)로 집계됐다.
주가는 손실 발표 뒤에도 급락으로만 움직이지 않았다. 포사이트뉴스는 스트레티지 주가가 실적 발표 당일 4.73% 올랐고, 6월 말 저점 대비 비트마인과 샤프링크게이밍이 각각 약 36%, 37% 반등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스트레티지와 Strive는 10% 넘게 올랐고, 메타플래닛도 6월 하순 저점에서 약 15% 회복했다.
이 흐름은 손실 규모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알려져 있었다는 인식과 맞닿아 있다. DAT 기업은 보유 코인 수량, 자금조달, 매입·매각 동향이 시장에서 계속 추적되는 구조다. 분기 실적은 새 충격이라기보다 이미 진행된 가격 변동을 회계 장부에 반영한 결과로 받아들여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략의 초점도 달라졌다. 지난해까지는 얼마나 빨리 가상자산을 사들이느냐가 성장 서사의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주당 가상자산 보유량을 얼마나 늘리느냐가 핵심 지표로 떠올랐다. 스트레티지는 2분기 주당 BTC 보유량이 전분기보다 5% 늘었고, 메타플래닛은 완전희석 기준 1000주당 BTC 보유량이 상반기에 9.6% 증가했다.
스트레티지는 2분기 단일 분기에 84억 달러(약 11조8610억원)를 조달했다. 5월에는 15억 달러(약 2조118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액면가의 92% 가격에 되사들여 전환사채 총액을 82억 달러(약 11조5780억원)에서 67억 달러(약 9조4600억원)로 줄였다. 달러 준비금은 37억5000만 달러(약 5조2950억원)로 늘었다.
샤프링크게이밍은 6월 7500만 달러(약 1059억원) 규모 등록 직접공모를 마쳤고, 평균 4.69달러에 자사주 213만2773주를 되샀다고 SEC 제출 자료에서 밝혔다. 조지프 찰롬(Joseph Chalom) 샤프링크게이밍 최고경영자는 같은 자료에서 “모든 자금조달 결정은 장기적으로 주당 ETH를 늘리는 목표에 근거한다”고 말했다. 회사는 6월 28일 기준 ETH 보유량을 88만6725개로 제시했다.
자금조달 수단도 보통주 증자 일변도에서 우선주와 채권형 상품으로 넓어지고 있다. 스트레티지의 STRC는 100달러 액면을 기준으로 배당률을 조정하는 영구우선주다. 포사이트뉴스는 STRC 명목 규모가 연초 28억 달러(약 3조9540억원)에서 2분기 말 105억 달러(약 14조8260억원)로 늘었다고 전했다.
Strive는 SATA 우선주의 연 배당률을 13%로 올렸고, 6월 16일부터 영업일마다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비트마인은 9.5% 배당률의 영구우선주 BMNP를 발행해 2억7380만 달러(약 3867억원)의 순조달액을 확보했다고 분기보고서에서 밝혔다. 메타플래닛도 MERCURY 우선주를 발행했고, 8월에는 연 4% 이상 금리의 BitBonds 사채 계획을 내놨다고 포사이트뉴스는 전했다.
프리미엄은 낮아졌다. 포사이트뉴스는 스트레티지의 기업가치 대비 순자산가치(mNAV)가 6월 한때 1배 아래로 내려갔고, 샤프링크게이밍의 시가총액도 ETH 보유가치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DAT 기업 주식이 보유 가상자산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던 구조가 약해진 셈이다.
mNAV는 기업가치를 보유 가상자산의 순자산가치와 비교하는 지표다. 1배를 웃돌면 주식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가상자산을 사는 방식이 주당 보유량 확대에 유리할 수 있지만, 1배를 밑돌면 기존 주주 지분 희석 논란이 커진다. 이 때문에 일부 DAT 기업은 증자보다 우선주, 신용수단, 자사주 매입을 병행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국내 투자자에게도 이 사안은 단순한 BTC·ETH 가격 흐름을 넘어 해외 상장사의 회계와 자본구조를 함께 봐야 하는 문제다. 본지는 앞서 상장사들이 보유량을 줄이거나 시장에서 철수하는 흐름과 스트레티지의 mNAV 하락과 프리미엄 논쟁을 전했다. 이번 실적은 가격 변동이 손익계산서에 반영되는 회계 구조와, 그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자금조달 방식이 DAT 기업 평가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
검증에 사용한 출처: Odaily/Foresight News, Strategy 2026년 2분기 보고서, Sharplink SEC 제출자료, Bitmine SEC 10-Q, Strive SEC 제출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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