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후건(Matt Hougan)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가상자산을 전혀 담지 않는 포트폴리오는 중립이 아니라 시장 하락에 대한 적극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둘러싼 기관 배분 논쟁이 보유 여부에서 비중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후건은 8월 12일 녹음돼 13일 공개된 밀크로드(Milk Road)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0% 가상자산 배분은 중립이 아니라 극단적 약세”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글로벌 주식시장 규모를 110조 달러(약 15경5320조원), 가상자산 시장 규모를 2조5000억 달러(약 3530조원)로 놓고 보면 중립 비중은 약 2%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5% 배분론이다. 후건은 5%를 ‘마법 숫자’로 부르며, 그 이하에서는 수익 개선 효과에 비해 포트폴리오 변동성 증가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는 비트와이즈의 포트폴리오 가설이지 투자 권유로 볼 수는 없다.
비트와이즈는 2025년 6월 CIO 메모에서 2017년 1월 1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전통적 60대 40 포트폴리오에 비트코인 5%를 넣는 시뮬레이션을 제시했다. 이 경우 총수익은 107%에서 207%로 높아졌고, 표준편차는 11.3%에서 12.5%로 올랐다.
60대 40 포트폴리오는 주식 60%, 채권 40%로 구성하는 전통적 자산배분 모델이다. 후건의 논리는 가상자산을 별도 투기 자산으로만 볼지, 기존 자산군 안에서 제한적으로 비중을 정할지의 문제로 프레임을 바꾸는 데 있다.
같은 메모는 과거 성과가 미래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비중을 높였을 때 과거 수익률이 개선된 것은 시뮬레이션 결과일 뿐이며, 향후 시장에서도 같은 결과가 반복된다는 뜻은 아니다.
후건의 발언은 최근 비트와이즈가 반복해 온 자산배분 논리와 이어진다. 그는 2025년 3월 CIO 메모에서 2011년 이후 비트코인의 거래, 수탁, 규제, 정부 금지 위험이 줄었다고 봤다.
당시 메모에는 과거 고객 배분이 대체로 1%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3% 배분이 더 자주 보이며, 앞으로 5%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설명도 담겼다. 이 역시 비트와이즈가 제시한 자산배분 관점으로 한정해 읽어야 한다.
제도권 흐름도 후건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배경으로 제시됐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6년 3월 토큰 분류와 투자계약 해석 정비를 언급했고, 7월에는 온체인 토큰화 증권의 보관과 거래를 위한 명확한 규칙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는 가상자산을 별도 시장으로 떼어놓기보다 자본시장 인프라 안에서 다루려는 방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규제 정비의 구체적 적용 범위와 속도는 법안 처리, 감독 당국 해석, 개별 상품 구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Morgan Stanley Investment Management)는 7월 28일 이더리움 트러스트와 솔라나(SOL) 트러스트 ETP를 출시했다. 회사는 두 상품이 각각 이더리움과 솔라나 성과를 추적한다고 밝혔다.
ETP는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상장 상품이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직접 지갑을 운용하지 않고도 특정 자산 가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성이 높지만, 상품 구조와 보관 방식에 따른 위험은 별도로 따져야 한다.
후건은 인터뷰에서 클래리티(CLARITY) 법안이 지연되더라도 가상자산 시장은 계속 전진할 것이라고 봤다. 이 법안의 처리 일정과 개별 기관의 내부 판단은 후건의 설명으로만 확인되는 부분이어서, 기사에서는 그의 관점으로 한정해 다룬다.
한국 투자자에게 쟁점은 가격 전망보다 배분 언어의 변화다. 본지는 앞서 비트와이즈 CIO가 비트코인의 악재 무반응을 시장 신호로 봤다고 전한 바 있다. 이번 발언은 같은 인물이 가격 반응보다 포트폴리오 내 비중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상자산은 여전히 변동성이 큰 자산이다. 비트와이즈 메모도 투자자가 독립적으로 위험을 검토해야 하며, 자료가 투자 추천이나 미래 성과 보장을 뜻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후건의 0% 배분론은 시장 전체의 객관적 결론이 아니라 비트와이즈 CIO의 자산배분 프레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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