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펌(AFRM), 실적 가이던스 ‘쇼크’에 13% 급락… BNPL 불안감 현실화?

| 김민준 기자

어펌(AFRM) 주가가 실망스러운 실적 가이던스로 급락했다. 이번 분기 매출 전망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어펌은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13%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주가가 이미 25% 가까이 하락한 가운데, 단기 실망감은 장기 투자자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어펌이 밝힌 2025 회계연도 4분기 매출 가이던스였다. 어펌은 해당 분기 매출이 8억 1,500만 달러(약 1조 1,800억 원)에서 8억 4,500만 달러(약 1조 2,200억 원)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 중간값은 월가 컨센서스인 8억 4,390만 달러를 하회한다. 이 같은 가이던스는 시장의 성장 기대에 제동을 건 것이란 평가다.

수익성 측면에선 일말의 위안이 있었다. 전 분기 매출은 7억 8,310만 달러(약 1조 1,280억 원)로 예상에 못 미쳤지만, 주당순이익(EPS)은 0.01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인 -0.02달러를 웃돌았다. 총취급액(GMV) 또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한 86억 달러(약 12조 3,800억 원)로 집계돼 성장세는 유지됐다.

맥스 레브친 어펌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미국 경기 상황에 대해 “소비자 심리는 불안하지만 지출은 여전히 왕성하며, 적어도 우리에게는 제때 상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은 소비자 신용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수하는 어펌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된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했다. 특히 ‘지금 사고 나중에 지불(BNPL)’ 서비스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경기 둔화 국면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투자심리를 짓눌렀다는 분석이다. 재정 여건이 취약한 소비자들이 BNPL 서비스에 더욱 의존하는 상황에서, 연체율 상승과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러한 전망에도 불구하고 일부 분석가들은 어펌의 장기적 성장 여력이 완전히 꺾인 것은 아니라고 본다. 전자상거래 확대와 소비행태 변화가 BNPL 시장 전반의 성장성은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업의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단기적인 주가 회복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