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Visa)가 스테이블코인 파트너를 고를 때, 그들은 단순한 카드 프로그램 회사를 선택하지 않았다.
4월 28일 공식 발표된 비자 × WeFi 파트너십은 업계를 술렁이게 했다. 전통 결제 인프라의 정점에 있는 비자가 '디오뱅킹(Deobanking)'이라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들고 나온 신흥 기업과 공식 파트너가 됐다는 사실 때문만이 아니다. WeFi에는 세계 최초 스테이블코인 테더(Tether)를 공동 창업한 리브 콜린스(Reeve Collins)가 Chairman으로 함께하고 있다. WeFi의 공동창업자이자 Group CEO인 막심 사하로프(Maksym Sakharov)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Zaporizhzhia) 출신의 연쇄 창업가로, Exflow와 Whitemark를 거쳐 WeFi를 이끌고 있다.
토큰포스트는 막심 사하로프 CEO와 단독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비자 파트너십의 이면, 디오뱅킹 철학, WFI 토큰 모델의 본질, 그리고 글로벌 규제 환경까지 — 그가 직접 털어놓은 이야기를 전한다.
비자는 카드 프로그램이 아닌 인프라를 선택했다
발표 당일 막심 사하로프에게 가장 먼저 물었다. "보도자료 버전이 아닌, 한 문장으로 설명해 달라."
"당신의 크립토 잔액이 이제 비자가 되는 모든 곳에서 은행 계좌처럼 쓰입니다. 환전 없이, 기다림 없이, 가치 손실 없이."
간결하지만 선명한 답이었다. 그런데 업계에선 이 협업을 Bridge(Stripe), Rain, BVNK 등 비자의 다른 스테이블코인 파트너들과 같은 맥락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막심 사하로프는 이 부분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 회사들은 훌륭한 스테이블코인 결제 및 카드 제품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WeFi는 다른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우리는 카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법정화폐와 크립토를 단일 잔액과 완전히 통합된 사용자 경험으로 통합하는 온체인 뱅킹 레이어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비자는 그 광범위한 인프라의 중요한 구성 요소이지, 제품 그 자체가 아닙니다."

흥미로운 것은 비자의 유럽 제품·솔루션 총괄 마티외 알트베그(Mathieu Altwegg)와 막심 사하로프가 이번 협업을 묘사하는 언어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비자는 "사람들이 신뢰하는 결제 경험에 온체인 모델을 연결한다"고 했고, WeFi는 스스로를 "분산금융과 규제된 결제 인프라 사이의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라고 정의한다.
"두 표현 모두 정확합니다. 다만 같은 시스템의 서로 다른 층을 반영할 뿐입니다. 비자의 관점은 최종 사용자 경험에 집중하고, 우리의 표현은 전체 아키텍처를 더 정밀하게 설명합니다. 우리는 비자에만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SWIFT와 다양한 로컬 결제 제공업체에도 연결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법정화폐 세계로 들어오고 나가는 광범위한 게이트웨이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입니다."
롤아웃은 유럽, 아시아, 중남미 선별 시장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어떤 기준으로 시장을 선택하는가.
"세 가지가 동시에 갖춰져야 합니다. 첫째, 스테이블코인 기반 금융 서비스가 컴플라이언트하게 운영될 수 있는 규제 환경. 둘째, 크립토 레일과 협력할 의향이 있고 기술적으로 준비된 현지 결제 사업자. 셋째, 대안 금융 인프라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 이 세 가지가 겹치는 시장을 우선합니다."
"네오뱅크는 인터페이스만 바꿨다, 우리는 레일 자체를 교체한다"
WeFi가 스스로 만든 단어 '디오뱅크(Deobank)'는 이제 코인마켓캡 Web3 용어집에도 공식 등재됐다. 그런데 이 단어가 왜 필요했을까. 이미 리볼루트, 토스 같은 네오뱅크가 있는데 WeFi는 무엇이 다른가.
"네오뱅크는 인터페이스 문제를 해결하고 거기서 멈췄습니다. 겉보기엔 현대적인 앱을 만들었지만, 내부는 여전히 동일한 코레스폰던트 뱅킹 체인, 동일한 결제 주기, 동일한 중개 수수료 구조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통제권입니다. 자금이 은행 시스템에 들어가면, 실질적으로 사용자는 직접 소유권을 잃고 중개인이 부여한 접근 권한만 갖게 됩니다. 디오뱅킹은 그 레일 자체를 교체합니다. 참여자에 의해 운영되고, 가치가 기관을 통해 추출되는 것이 아닌 다른 인센티브 모델을 통해 흐르는 크립토 네이티브 인프라를 도입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WeFi 카드로 커피숍에서 결제할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그 2초 안에 온체인에서 벌어지는 일을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카드는 표준 방식으로 비자 네트워크와 통신하며, 가맹점 입장에서는 일반 카드 거래처럼 보입니다. 차이는 그 순간 이전에 일어납니다. 대부분의 크립토 카드 제품에서 지출은 환전을 요구합니다. 크립토가 판매되고, 뱅킹 레일을 통해 이동한 후에야 가맹점에 법정화폐로 도달합니다. 이 과정은 비용, 추가 단계, 슬리피지를 발생시킵니다. WeFi에서는 그 환전 단계가 없습니다. 사용자는 법정화폐와 크립토를 통합한 단일 잔액을 보유하고, 그 잔액에서 바로 지출합니다. 밖에서 보면 일반 카드 결제와 동일합니다. 안에서는 크립토와 법정화폐의 분리가 사라집니다."
"우리는 토큰을 팔아 돈을 버는 회사가 아니다" — WFI 토큰 논쟁에 답하다
막심 사하로프는 링크드인에서 공개적으로 말한 바 있다. "절대로 자사 토큰을 팔아 돈을 벌지 마라. 절대로." 그런데 WFI는 상당한 시가총액을 형성하고 있다. 에너지 마이닝 구조가 결국 다른 이름의 토큰 판매 아닌가, 라는 비판도 있다.
"WeFi는 자사 토큰을 팔아 수익을 내지 않습니다. 이것은 회사와 사용자 사이의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크립토 시장에서 토크노믹스의 표준은 망가져 있습니다. 사용자는 회사보다 먼저 팔려고 하고, 회사는 커뮤니티에서 가치를 추출하려 합니다. 이것은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닙니다. WeFi에서는 모든 WFI 토큰이 커뮤니티에 귀속되며, 고래와 조작자를 배제하는 공정 배분 원칙에 따라 분배됩니다. 에너지는 단순한 리워드 포인트 프로그램입니다. 비트코인을 생각해 보세요. 비트코인은 회사가 판 것이 아닙니다. 참여자들이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보상을 받습니다. WFI도 같은 원칙을 따릅니다."
오는 2026년 가을~겨울로 예상되는 WFI 첫 반감기에 대해서도 물었다. 비트코인 반감기처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인가.
"비트코인의 반감기는 공급 감소가 지속적이거나 증가하는 수요와 만났기 때문에 가격 움직임을 만들었습니다. WFI가 유사한 패턴을 따를지 여부는 같은 변수, 즉 반감기 시점의 수요에 달려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고정된 날짜가 아니라는 겁니다. 비트코인처럼 블록 기반이기 때문에 현재 예상은 2026년 가을~겨울이지만 추정치입니다. 반감기 이벤트 자체가 아니라 그 전까지 무엇이 구축되는지에 집중해야 합니다. 비자 협업의 지속적인 확장이 실제 채택과 네트워크 사용을 이끈다면, 반감기는 완전히 다른 맥락에서 일어납니다."
MiCA는 예상보다 빨랐다, 그리고 CBDC는 위협이 아닌 기회
규제 환경에 대한 시각도 물었다. 막심 사하로프는 지난 12개월 중 가장 긍정적으로 놀란 규제 사례로 EU의 MiCA 시행을 꼽았다.
"규제 명확성이 생기자마자 수개월 내에 심각한 금융 기관들이 관망에서 구체적인 인프라 투자로 이동하는 것을 봤습니다. 규제가 제약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라 가속제로 작용한 사례입니다. 이 역학은 다른 관할권들이 자체 접근 방식을 개발함에 따라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미국 GENIUS Act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진단했다. "필요하지만 불완전한 출발점입니다. 1:1 지급준비금 요건과 온체인 보고는 기관 채택에 필요한 신뢰 기반을 만듭니다. 빠진 것은 상호운용성입니다. 이 프레임워크는 발행 기준은 다루지만, 서로 다른 발행자의 스테이블코인이 규모에서 어떻게 정산하는지는 다루지 않습니다. 업계는 발행 표준뿐 아니라 정산 표준이 필요합니다."
EU부터 한국까지 각국 정부가 CBDC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CBDC가 대규모로 성공한다면 WeFi에 유리한가, 불리한가.
"더 유리합니다. WeFi의 인프라는 기반이 되는 화폐의 형태에 구애받지 않도록 설계됐습니다. 잔액이 스테이블코인이든, 토큰화된 예금이든, CBDC든 — 온체인 뱅킹 계좌는 여전히 통합 잔액 레이어와 결제 연결성을 제공합니다. CBDC가 대규모로 성공한다는 것은 실제 결제 레일에 연결해야 하는 더 많은 디지털 화폐가 이동한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이 바로 WeFi가 해결하도록 구축된 문제입니다."
두바이 기네스 기록 12만 명, 그리고 우크라이나 출신 창업자의 사명감
WeFi는 2025년 5월 30일 두바이에서 진행된 Beyond Banking Conference에서 유튜브 블록체인 라이브 스트리밍 최다 동시 시청자 기네스 세계 기록을 달성했다. 공식 기록은 12만1,348명. 금융 인프라 기업이 이런 숫자를 만드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커뮤니티입니다. 마케팅 비용도 아니고, 인플루언서 전략도 아닙니다. 생태계에 진정한 이해관계를 가진 커뮤니티가 다른 사람들을 유기적으로 데려왔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숫자를 만든 조건은 기계적으로 재현하기보다 만들기가 더 어렵습니다. 캠페인만으로는 진정한 참여를 만들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발전시키고, 홍보하고, 네트워크의 일부로 운영하는 무언가를 계속 구축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막심 사하로프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출신이다. 최근 수년간 이 도시는 전쟁의 최전선이 됐다. WeFi의 미션 — 태어난 곳이나 국경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금융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비전 — 이 그의 개인적 역사와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
"우크라이나에서 자라면 금융 주권이 왜 중요한지 일찍, 그리고 직관적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경제 상황이 항상 예측 가능하지 않았고, 기회에 대한 접근이 항상 평등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출발점이라면, 금융 인프라가 모든 사람을 위해 작동해야 한다는 생각은 철학적 입장이 아닙니다. 더 구체적인 무언가가 됩니다. 태어난 곳에 관계없이 작동하는 금융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사명은 나에게 추상적이지 않습니다. 내가 직접 본 문제의 가장 명확한 버전입니다."
창업자에서 경영자로, 그리고 2026년의 예언
막심 사하로프는 스스로를 '사업가(businessman)'가 아닌 '창업가(entrepreneur)'로 정의한다. "사업가는 새 가게를 연다. 나의 길은 더 창업가적이다"라고 그는 링크드인에 직접 썼다. 그런데 WeFi는 이제 80개국 이상, 15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플랫폼이다. 창업가에서 경영자로의 전환점은 언제인가.
"스킬이 상호 배타적이지는 않지만, 강조점이 이동해야 합니다. 창업가의 본능은 다음으로 해결할 가치 있는 문제를 찾는 것입니다. 경영자의 규율은 지난 문제에 대한 솔루션이 실제로 규모에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절반쯤 그 전환점에 있습니다. 15만 명의 사용자와 80개국에서 스스로에게 더 자주 묻는 질문은 다음에 무엇을 만들까가 아니라, 이미 만든 것이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잘 작동하는가입니다. 그게 경영자의 질문입니다. 저는 그 질문을 더 많이 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가 2026년 초에 한 발언을 다시 가져왔다. "2026 = 개인 금융이 다시 개인적이 된다." 4개월이 지난 지금, 예측은 맞아가고 있는가.
"방향은 확인됐고 기관들의 움직임 속도가 이를 검증했습니다. 소비자 수요가 먼저 이끌고 기관이 천천히 따라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규제 명확성과 경쟁 압력에 의해 기관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이제 소비자 채택이 구축되고 있는 인프라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내가 예측한 것과 순서가 약간 다릅니다. 목적지는 같습니다."
WeFi는 현재 아시아 시장 공식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상당수의 WeFi 사용자가 존재하는 시장이다. 비자와의 파트너십, 디오뱅킹 인프라, WeChain 메인넷이라는 세 개의 축이 맞물리는 시점에서, 막심 사하로프가 그리는 금융의 미래가 한국에서도 현실이 되기 시작할지 주목된다.

